"올해 MVP는 총 73표 가운데 41표를 받은 이∼천∼수"


베일에 싸였던 `2005 삼성 하우젠 K리그 대상' 최우수선수상(MVP)에 선정된 이천수(울산)는 자신이 호명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벌떡 일어나 박수를 크게 한번 친 뒤 행사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무대로 올라섰다.


28일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상식 하이라이트인 MVP 시상자로 나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수상자 이름이 적힌 봉투를 열기에 앞서 "조금 긴장된다.박주영, 이천수 둘 중에 한 사람이 되겠죠"라고 뜸을 들였다.


옆에 앉은 이천수와 박주영은 애써 외면하며 간혹 어색한 미소만 흘렸고 이천수는 특히 깊은 숨을 내쉬는 등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MVP가 발표되고 이천수가 무대에 오르자 박주영도 무대에 함께 올라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천수의 어머니씨를 비롯한 선수 및 구단관계자도 꽃다발을 전해주며 축하했다.


트로피를 받은 뒤 이천수는 울먹이면서 "방금 순간까지 MVP를 탈 줄 몰랐다"며 "연초에 주변사람들이 `이천수가 과연 재기를 할 수 있을까.


그대로 사라지지 않을까'며 우려를 할 정도로 힘들었을 때 도와준 구단 관계자와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모두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천수는 "이곳에 여자친구 민경이가 나와있는데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며 여자친구와 부모님에게도 영광을 돌렸다.


이어 이천수는 "어제 좋은 꿈을 꿨나"는 사회자 질문에 "받는 순간까지 전혀 몰랐고 여러 면에서 박주영한테 밀렸는데 선수들이 하나가 돼 팀이 우승을 한 공헌도를 높이 쳐 준 것 같다"며 MVP 수상에 대한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그는 또 "주영이가 좋은 활약을 많이 했는데 내가 상을 받아 미안하고 선의의 경쟁을 해줘 고맙기도 하다"고 한 뒤 "하지만 주영이는 내년에도 기회가 있어 괜찮을 것"이라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천수는 마지막으로 호명됐을 때 누구의 얼굴이 떠올랐는가는 질문에 "부모님도 있겠지만 어려울 때 여자친구가 도움을 많이 줬기 때문에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신세대다운 면모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