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어린애잖아요. 힘이 더 붙어야죠"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부설 드림골프레인지에서 아들 민우(15)군과 드라이버 장타 대결을 펼친 프로야구 삼성 선동열 감독(43)은 '승리'의 기쁨보다는 부쩍 성장한 아들에 대한 대견함에 싱글벙글이었다.


나이키골프가 마련한 신제품 드라이버 SQ플러스 시타회에서 치른 민우 군과 장타 대결 이벤트에서 선동열 감독은 가볍게 아들을 눌렀다.


3차례씩 모두 3라운드로 열린 장타 대결은 선 감독의 볼이 아들보다 매번 20야드 이상 더 멀리 날아 싱겁게 마감됐다.


선 감독은 영하의 날씨에 맞바람까지 부는 가운데 캐리(공이 떠서 날아간 거리)로만 최장 256야드를 기록했지만 민우 군은 가장 멀리 보낸 것이 233야드에 그쳤다.


사회 겸 '심판'을 맡은 J골프 박원 해설위원은 "선 감독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굴러가는 거리까지 포함하면 280야드는 넘는 것"이라며 "추운 날씨 때문에 샤프트의 탄성이 줄어들고 근육도 위축된다는 점, 그리고 맞바람이 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300야드에 육박하는 비거리는 낼 수 있는 실력"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지난 1월부터 골프채를 잡은 사실상 '왕초보'인 민우 군의 비거리도 만만치 않다는 게 박 위원의 평가.


아직 골프를 배운 지 얼마 되지않아 볼을 정확하게 스윗 스팟에 맞추는 요령이 다소 떨어지고 키(178㎝)에 비해 체중(65㎏)이 적게 나가 볼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선동열 감독은 "민우의 호리호리한 체격은 어릴 때 나와 거의 비슷하다"면서 "민우가 다행히 유연성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얼마전 제주로 휴가를 가서 사흘 같이 골프를 쳤는데 첫날은 아빠한테 뭔가 보여주려다가 엉망이었지만 이틀날부터 제법 잘 치더라"고 귀띔한 선 감독은 "아마 내년이면 나보다 거리도 더 내고 스코어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민우 군도 '아빠와 겨뤄본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내년에는 아버지를 이기겠다"고 화답했다.


내년 대원고에 진학하는 민우 군은 중고골프연맹 선수로 등록, 본격적인 골프 선수의 길에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 나이키골프는 이날 선 감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