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이 다음달 1일(한국시간) 막을 올린다. 퀄리파잉스쿨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아 새해 출전자격을 상실한 기존 선수와 새로 투어에 진입하려는 신인들이 이듬해 합류할 자격을 다툰다. 각각 5라운드(LPGA)와 6라운드(PGA) 마라톤 경기로 열리는 퀄리파잉스쿨은 기량 뿐 아니라 체력, 그리고 정신력의 싸움이다. 올해도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골프 준재'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노리고 도전한다. 이제 골프 강국으로 우뚝 선 한국의 남녀 선수들도 이번 퀄리파잉스쿨에 응시, 세계 무대 도약을 꿈꾼다. ◇LPGA투어 1일부터 5일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LPGA 인터내셔널골프장에서 5라운드 90홀 스트로크플레이 방식으로 열리며 '제2의 박세리'를 자처하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쌍두마차 최송이(연세대)와 채하나(고려대)가 눈에 띄는 응시생.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강수연, 김주연, 장정, 임성아, 김주미 등 많은 국가대표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밟는 셈이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랭킹 13위에 오른 김나리(20.하이트)도 2년간 국내 잔류 규정을 벗어나, 미국 무대를 노크한다. 조아람(20.니켄트골프), 전설안(24.하이마트), 김하나(23), 이지연(24), 손세희(20) 등은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 재수에 나선 케이스. 또 결혼과 출산 등으로 한동안 투어를 쉬었던 펄 신(38)도 퀄리파잉스쿨에 출전 신청을 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조건부 출전권자로 올해를 보낸 송나리(19.하이마트)와 여민선(33)도 내년 풀시드권을 노리고 출사표를 냈다. 그러나 퀄리파잉스쿨 최대 관심사는 일본에서 타이거 우즈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짱' 미야자토 아이의 합격 여부다.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 데뷔 2년만에 11승을 쓸어 담았고 올해 LPGA 월드컵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미야자토는 편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본 무대를 박차고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이밖에 올해 US여자오픈 준우승자 모건 프레셀과 브리타니 랭(이상 미국) 등 미국 아마추어 무대를 호령하던 '골프 신동'들도 출전해 프로 무대에 첫발을 디딜 셈이다. 144명이 출전한 가운데 30위 이내에 들어야 내년 전 경기 출전권을 받을 수 있고 70위 이내에 들면 조건부 출전권에 만족해야 한다. ◇PGA투어 6일간 108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치러져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PGA 퀄리파잉스쿨도 1일부터 플로리다주 윈터가든의 팬더레이크골프장과 크룩트캣골프장에서 열린다.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는 PGA투어 진입이 달린 대회라 그야말로 세계 각국에서 '골프 천재'라는 칭찬을 내내 들었던 이들이 몰려 든다. 퀄리파잉스쿨 본선 진출조차 쉽지 않아 한국 선수는 일본프로골프 상금랭킹 2위 허석호(32) 1명 뿐이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양용은(33.카스코)과 올해 PGA 투어에서 뛰었던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는 2차 예선에서 최종전 진출권을 얻는데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아쉽게 낙방했던 허석호는 올해 일본에서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2승을 올렸고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 등 PGA 투어 메이저대회에도 여러 차례 출전해 한국인으로서는 네번째 PGA 투어 멤버 탄생을 예고했다. 퀄리파잉스쿨을 마친 뒤 결혼식을 올릴 허석호는 "반드시 합격증을 쥐고 돌아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퀄리파잉스쿨은 골프 기량 뿐 아니라 6일간 무더위와 팽팽한 긴장감에 시달리면서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을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다. 2003년 퀄리파잉스쿨에서 뛰었던 나상욱은 "끝나고 나니 체중이 10㎏ 이상 빠졌다"고 토로했고 두 번이나 퀄리파잉스쿨을 치렀던 최경주는 "차라리 군대를 다시 가겠다"며 진저리를 칠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단한 과정이다. 이번 퀄리파잉스쿨에는 타이거 우즈의 절친한 대학 친구 노타 비게이 3세를 비롯해 유명 선수도 상당수 참가한다. 2003년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던 마티아스 그론베리(스웨덴)도 투어 카드를 상실, 2년만에 다시 응시한다. 이밖에 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친 스타 플레이어 제이 하스와 크레이그 스태들러의 아들인 빌 하스와 케빈 스태들러도 이번 퀄리파잉스쿨에 출전한다. 상위 35위까지는 대부분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나머지는 성적에 따라 조건부, 혹은 2부투어 출전권을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