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학교 진학에만 목을 메는 현행 학원축구 시스템을 고수하는 한 '제2의 박지성'이 나오긴 힘들 것입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한 2005 우수 지도자 해외 연수에 다녀온 이학종 수원공고 감독과 허정재 풍생중 감독은 28일 간담회에서 "성적에만 매달리는 국내 학원 축구의 현실을 뒤바꿀 수 있는 새로운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선 지도자 24명은 지난 16일부터 10박11일 간 영국 런던과 울버햄프턴을 방문, 현지 프로 클럽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견학하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설기현(울버햄프턴) 경기를 관전하고 돌아왔다. "또래 유소년들을 찬찬히 비교해보면 우리 선수와 유럽 아이들의 기량 차이는 그다지 없는 것 같다. 다만 국내 학원축구 체제와 영국 유소년 클럽축구의 시스템 때문에 격차가 생기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을 체험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이학종 감독의 말이다. 그는 "우리도 잠재력있는 선수들은 많은데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육성해 내는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왜소한 체격 탓에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결국 국내 최초의 프리미어리거가 된 자신의 수원공고 제자 박지성이 대표적인 경우라는 말이다. 이 감독은 "박지성은 파워는 떨어졌을 지 몰라도 기술이나 근성은 뛰어났다"며 "하지만 진학 당시에는 박지성의 장점보다는 당장 성적을 내기에 적합한 파워를 훨씬 중시하는 풍조여서 대학 보내기가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허정재 감독도 "영국축구협회와 클럽이 일관된 목표를 갖고 유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성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학원축구의 현실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 감독은 "학원 지도자는 어느 정도 성적을 내 선수들을 상급학교로 진학시켜야 한다. 성적을 못 내면 무능한 감독으로 낙인찍힌다. 좋은 선수를 데리고 있어도 다급해지면 당장 성적에만 급급한 훈련법을 택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허 감독은 "찰튼 어슬레틱 유소년클럽의 경우 구단 고위층이 승패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더라. 오로지 자기네 선수를 어떻게 프리미어리거로 키울 것인지만이 관심이다"며 "우리는 성적이 없으면 진학도 못 한다. 지도자한테만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입시제도 보완 등 행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