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의 이승엽(29)이 롯데 잔류와 타팀이적을 두고 결정을 내릴 순간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승엽은 11월 30일까지 전(前) 소속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와 우선 협상을 벌인다.


그러나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승엽의 일본내 대리인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와 세토야마 류조 롯데 구단 대표가 12월 1일 만날 예정이어서 '우선 협상'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경우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계약서상 특정 구단 소속일 때까지 우선협상을 벌일 뿐, 그 이후는 완전히 자유로운 신분이 된다.


이에 따라 이승엽은 3일 후인 12월1일부터는 롯데를 포함해 12개 전 구단과 협상할 수 있고 내년 1월 31일까지만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된다.


이승엽은 "1~2년 정도 일본에서 더 뛰겠다"고 밝혔고 롯데는 1년 계약보다는 2년간 5억엔 수준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비 보장 명문화'를 바라는 이승엽의 요구에 대해 롯데가 '이는 곤란하다'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감독의 야구'로 불리는 일본 야구 특성상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용인하지 않는 이상 구단이 먼저 나서 이승엽의 바람을 들러줄 리는 만무하다.


아직까지 이승엽에게 관심을 표명한 구단이 전무한 가운데 이승엽이 '믿는 구석'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때 이적이 가능해 보였던 같은 퍼시픽리그의 세이부 라이온스는 1루수 알렉스 카브레라와의 재계약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 세이부는 카브레라와 2년간 12억엔에 합의했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기요하라 가즈히로 대신 1루를 맡을 선수로 세이부에서 풀리는 호세 페르난데스를 점찍은 상태다.


이승엽의 주포지션이 1루라고 볼 때 새 둥지로 거론될 만한 팀은 한신 정도다.


한신은 시즌 직후 3년만에 FA 영입을 선언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했다.


한신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앤디 시츠가 1루를 맡았다.


성적은 137경기에 나서 타율 0.289, 85타점 19홈런. 162안타를 기록하는 등 지난 히로시마와 한신에서 3년간 평균 150안타 이상을 때린 검증된 선수다.


하지만 파워는 훨씬 적은 경기(117게임)에서 30홈런을 쏘아올린 이승엽에게 뒤진다.


또 일본시리즈에서 3번 타자로 나섰으나 15타수 4안타(타율 0.267)로 부진했다.


이승엽과 연봉도 비슷해(2억1천만엔)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꼭 1루가 아니더라도 한신이 타율 0.243, 33타점 9홈런에 그친 외야수 셰인 스펜서를 내보내고 외야 포지션 정리를 한다면 이승엽이 좌익수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이승엽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할지, 롯데와의 협상이 장기화할지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