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6.나이키골프)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벽을 넘지 못했다.


위성미는 25일 일본 고치현 구로시오골프장(파72.7천270야드)에서 열린 JGTO 카시오월드오픈(총상금 1억4천만엔) 2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뽑아냈지만 보기 6개를 쏟아낸 끝에 3오버파 75타를 쳐 합계 4오버파 148타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98명 가운데 공동68위에 그친 위성미는 공동선두 그룹과 9타차로 뒤져 힘과 기량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로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3차례와 PGA 2부투어, 캐나다투어에서 각각 1차례씩 남자프로골프 무대에 도전했다가 5번 모두 쓴맛을 본 위성미는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보였던 일본에서도 성인 남자 프로 선수를 상대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임을 실감했다.


이번에도 장타력과 아이언샷은 흠잡을데가 없었지만 퍼팅 미숙과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한 집중력이 문제였다.


첫홀인 1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홀 1.2m에 붙여 버디를 뽑아내면서 기분 좋게 2라운드에 나선 위성미는 2번홀(파3)과 3번홀(파4)에서 잇따라 3퍼트를 저지르며 순위가 밀리기 시작했다.


4번홀(파4)에서 4m 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반전을 꾀하던 위성미는 7번홀(파5)에서 1m 안팎의 파퍼트가 빗나가면서 다시 중위권으로 내려 앉았다.


9번홀(파4) 그린 미스에 이어 다시 1타를 잃었지만 곧바로 10번홀(파5) 버디로 만회한 덕에 컷 예상 타수인 2오버파에 턱걸이한 위성미는 이후 안정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팽팽한 긴장감에 지쳐버린 듯 위성미는 2개홀을 남기고잇따라 2타를 까먹으면서 컷오프되고 말았다.


17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러프에 떨어지자 칩샷을 구사했으나 홀과는 거리가 멀었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 지 티샷이 널찍한 페어웨이를 외면했다.


두번째샷을 잘 쳐낸 위성미는 그린 앞쪽에 바짝 당겨져 꽂혀 있는 핀을 향해 샷을 날렸지만 볼은 야속하게도 그린 바로 앞 러프에 박혀버렸다.


그래도 실낱처럼 남아있던 컷 통과 가능성은 1m 짜리 파퍼트가 홀 왼쪽으로 살짝 흐르면서 날아가버렸다.


위성미의 경기가 끝난 뒤 컷오프 기준 타수는 3오버파 147타로 결정돼 18번홀 파퍼트 실패는 결국 위성미의 운명을 가름한 뼈아픈 실수가 됐다.


한편 양용은(33.카스코)은 4언더파 68타의 맹타를 뿜어내 중간합계 4언더파 142타로 선두 그룹에 2타차 공동7위로 뛰어 올라 시즌 2승을 바라보게 됐다.


전날 위성미와 함께 공동42위에 그쳤던 한국 선수의 맏형 김종덕(44.나노소울)도 18번홀에서 이글을 뽑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때려 선두 그룹에 3타차 공동13위로 순위를 대폭 끌어 올렸다.


첫날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던 장익제(32.하이트)는 이븐파 72타로 버텨내 3오버파 147타로 간신히 컷오프를 모면했다.


스즈키 도루, 이자와 도시미쓰, 오사나이 마모, 그리고 위성미와 이틀 동안 동반 플레이를 펼쳤던 데시마 다이치 등이 합계 6언더파 138타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