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따라주면 전임 히딩크 감독이 이뤘던 것과 비슷한 성적을 낼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팀은 아니지만 어떤 팀도 쉽게 이기지 못할 팀이 될 것이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대표팀 감독이 21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부임 이후 치른 세 차례 평가전을 결산했다. 그는 내년 1-2월 전지훈련 때 선수 차출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일부 프로 구단에 대해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선수는 월드컵에 데려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 배경은. ▲비공식 회견이다. 22일 전지훈련에 데려갈 가능성이 있는 임시명단 31명을 발표한다. 그리고 12월19일 최종 확정된 명단을 발표하겠다. 일부 클럽이 선수 차출에 난색을 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우리가 휴가가는 건 아니지 않는가. K리그는 절대 강한 리그가 아니다. 준비없이 월드컵에 가면 수준을 못따라간다. 한국축구의 국가적인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이기적인 처사다. --선수를 내주지 않겠다는 구단 이름은. ▲여러분이 다 알게 될 거다.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 --그동안 실패한 외국인 감독들은 한결같이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성적을 내기 위해 최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가. ▲축구협회와 사인할 때 '전지훈련 보장'이 포함돼 있었다. 전훈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선수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만 전훈을 하는 게 아니다. --구단과 직접 협상할 용의가 있나. ▲(구단에)협력하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사를 앞둔 상황이다. 내년 3, 4월에 훈련이 없고 5월 챔피언스리그가 시작되면 3-5명이 또 빠진다. 난 원칙을 중요시한다. 협상은 축구협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K리그에도 묻고 싶다. 어제 플레이오프였는데 3천명 밖에 오지 않았다. 왜 그런지 묻고 싶다. --전훈 보장이 계약서에 명문화돼 있나.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국제 경기가 중요하다. 울산의 이천수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선 성남전이 전부가 아니라 국제 경기를 해야 한다. --12월9일 조 추첨에서 같은 조가 됐으면 하는 스타일. ▲미리 말해봐야 의미없다. 약팀을 만나는 게 좋지만 그런 팀은 없다. --김동진을 수비수에 기용했는데. 그런 수비수를 더 찾았나. ▲여러 포지션에서 선수를 찾고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다. 수비만 잘 하는게 아니라 침착하게 공격을 만들어갈 선수를 원한다. --가족관계는. ▲부인 한 명(웃음)에 아들, 딸이다 네덜란드에 산다. --도쿄 베르디의 이강진에 대한 관심도는. ▲주말에 핌(베어벡)이 경기를 볼 건데 임시명단에 들어있는 선수다. --멕시코, 크로아티아, 덴마크, 러시아가 친선전 상대인가. 덴마크, 러시아는 본선행이 좌절됐는데. ▲진출하기 않았기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 계획을 갖고 있어 단순히 훈련 목적인 팀보다 나을 수 있다. --외신에 한국이 8강, 4강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부담은 없나. K리그 수준을 볼 때 어느 정도 성적을 생각하고 있나. ▲처음 입국했을 때 얘기했다. 한국이라는 팀은 어떤 팀도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세계를 놀라게 할 걸로 확신한다. 운이 따라주면 2002년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세 경기에서 보여준 게 있다. 6골을 넣었다. --윙포워드 포지션에 선수가 많아 전쟁으로 부르는데. ▲이천수는 분명히 기회가 더 있을 것이다. 정경호는 그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지만 대표급 선수라면 그라운드에 딱 들어섰을 때 저래서 대표구나 하는 게 눈에 확 들어와야 한다. --네덜란드 축구는 월드컵에 두 번 준우승했지만 결정적인 고비에서 패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 네덜란드는 작은 나라지만 좋은 축구를 하고 질이 높다. 독일이 선수 면에서 네덜란드보다 떨어지지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 건 정신력 때문인 것 같다. 월드컵 준우승을 한 1974년 네덜란드보다는 유럽을 제패한 1988년 팀이 훨씬 강했다. --기술위원회가 사퇴했는데. ▲왜 사퇴했나. 방금 들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당부할 건 나도 예전에 클럽 감독을 해 클럽의 입장에 공감한다는 점이다. 오해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지금은 대표팀이 중요할 때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