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아드보카트호'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유럽 강호 스웨덴을 상대로 시험대에 오른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 외국인 사령탑의 출발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도 2001년 1월 데뷔 무대인 칼스버그컵에서 노르웨이에 2-3으로 져 쓴맛을 봤고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2003년 3월 콜롬비아전 무승부, 4월 일본전 패배로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본프레레호는 작년 7월 바레인을 2-0으로 꺾고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나흘 뒤 트리니다드 토바고와는 1-1로 비겼다. 지난달 12일 이란을 2-0으로 꺾고 한국 축구의 침체기 탈출을 알린 아드보카트호가 스웨덴을 제물로 출범 2연승을 달릴 지 주목된다. 유럽팀을 상대하는 월드컵 본선 모의고사인 한국-스웨덴전 관전 포인트는 한국축구의 '바이킹 군단' 상대 사상 첫 승리를 올릴 수 있을 지 여부에 모아진다. 또 전술적으로는 포백(4-back) 수비 라인이 다시 등장할 지도 관심사이고 아드보카트호 스트라이커 1호골이 나올 지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를 설욕하라 한국 축구는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스웨덴에 치욕적인 0-12 참패를 당했다. 이는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에 0-9로 대패한 것보다 더 큰 한국 축구 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로 남아있다. 방한한 스웨덴 대표팀이 비록 1.5진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그들을 꺾는다면 반세기 전의 상처를 달래줄만 하다. 한국은 스웨덴과 역대 전적에서 1무2패로 열세. 1996년 잠실에서 0-2로 졌고 지난 1월 LA 평가전에서는 정경호의 선취골을 지키지 못한 채 1-1로 비겼다. ◇유럽팀 상대 모의고사 내년 독일월드컵 본선 상대팀은 다음달 9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조 추첨에서 정해진다. 본선 32개국 중 유럽이 절반에 가까운 14개팀(개최국 독일 포함)이나 되는 만큼 유럽을 넘지 않고는 16강을 바라보기 어려운 게 사실. 한국 축구는 지난 1월 스웨덴전 이후 유럽 팀과 한번도 상대하지 않았다. 직전에는 독일을 부산에 불러 3-1로 혼내준 바 있다. 다시 스웨덴과 맞닥뜨린다는 점이 공교롭다. 좋은 체격과 강인한 체력을 앞세운 북유럽식 정통 축구를 구사하는 스웨덴을 돌파할 묘수가 기대된다. ◇아드보카트호 스트라이커 1호골 나오나 아드보카트 감독의 데뷔전인 이란전에서 2골은 미드필더 조원희와 수비수 김진규가 넣었다. 스리톱 포워드진에서는 골맛을 보지 못한 셈. 2기 아드보카트호에는 이동국(포항), 안정환(FC메스), 설기현(울버햄프턴), 박주영(FC서울),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정경호(광주), 이천수(울산)에다 미드필더.포워드 모두 소화 가능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공격수 요원이 8명이나 포진해 있다. 이들 가운데 누가 아드보카트호의 2차전 축포를 터뜨리느냐에 따라 출범 초기 황태자 자리를 예약할 수 있다. ◇포백 실험 감행하나 아드보카트 감독이 그동안 한국 축구에 '잘 맞는 옷'으로 여겨져온 스리백(3-back) 대신 포백을 들고 나올 지 지켜볼 대목.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전에서도 전반 스리백, 후반 포백을 혼용하는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왼쪽 윙백으로 빅리그에 입성한 이영표(토튼햄)의 합류가 포백 실험을 촉발시킬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수비수가 모자라 이란전처럼 두 포메이션을 혼용할 가능성도 있다. ◇아드보카트-라거백 리턴매치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고 있던 아드보카트 감독과 스웨덴의 라스 라거백 감독은 작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 8강전에서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경기 결과는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가 5-4로 이겨 아드보카트 감독이 근소한 판정승을 거둔 셈. 2002한일월드컵 당시 공동 감독 체제부터 현재의 단독 사령탑까지 장기간 팀을 이끌고 있는 라거백 감독은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설욕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