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ADT캡스챔피언십을 끝으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005년 시즌은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에다 거센 신예 돌풍으로 요약된다. 올해 열린 11개 대회에서 배출된 챔피언은 모두 11명. 어떤 선수도 2개 이상의 타이틀을 따내지 못해 대회가 끝날 때마다 새로운 우승자가 탄생해 우승자 프로필 만들기에 바빴던 한 시즌이었다. 개막전인 삼성레이디스마스터스 우승자 송보배(19.슈페리어)와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이지영(20.하이마트)이 각각 평양오픈과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승수를 보탰지만 KLPGA 공식 대회에서 제외돼 다승자 명단이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 같은 다승 선수 실종은 강수연(29.삼성전자), 정일미(33.기가골프), 이미나(24), 김주미(21.하이마트) 등 해마다 1인자 자리를 꿰찼던 절대 강자들의 해외무대 진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어느 해보다 거세게 불어닥친 '신예 돌풍'도 이런 '춘추전국시대' 연출에 한 몫했다. 올해 우승자 11명 가운데 이지영, 최나연(18.SK텔레콤), 박희영(18.이수건설), 이가나(18.르꼬끄골프), 김혜정(19) 등 5명이 신인. 또 아마추어 신분으로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 우승컵을 가져간 신지애(18.함평골프고)와 2년차 최우리(20.김영주골프)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7명의 챔피언이 신예들로 채워진 셈이다. 해외파의 활약도 돋보였다. 생애 처음 상금왕을 차지한 배경은(20.CJ)과 하이트컵여자오픈 우승자 이선화(19.CJ)는 올해 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투어를 주무대로 삼았던 선수들이지만 내년 LPGA 투어 입성을 확정지은 뒤 뒤늦게 국내 무대에서 뛰어들어 거뜬히 1승씩을 수확했다. 특히 여고생 때 2승을 따냈던 배경은은 7차례 대회 출전만에 1억9천523만원의 상금을 쓸어담아 상금왕에 오르는 실력을 선보였다. 배경은의 상금왕 등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는 2000년 정일미 이후 5년째 상금왕을 2연패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아 활발한 세대교체 현상을 대변했다. 하지만 작년 상금왕 송보배는 상금랭킹 2위에 오른데다 시즌 MVP에 해당하는 'KLPGA 대상'을 2년 연속 받는 등 국내 1인자로서의 어느 정도 위상은 지켜냈다. 영예의 신인왕을 차지한 박희영은 해마다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대형 신인 틈바구니에서 단연 돋보였다. 이미 지난해 아마추어로 프로대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박희영은 PAVV인비테이셔널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고 최나연과의 치열한 신인왕 레이스에서 최후의 승자가 돼 앞으로 대성을 예고했다. 한편 올해 홍석규 회장 체제로 새로 출범한 KLPGA는 대회 유치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어 대중적 인기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