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한국시간) 투어챔피언십을 끝으로 막을 내린 2005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완벽한 부활이다. 지난해 고작 1승 밖에 올리지 못한 채 상금랭킹 4위까지 추락했던 우즈는 올해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6승으로 상금왕과 다승왕 타이틀을 되찾았다. 4년 동안 고수해오다 작년 비제이 싱(피지)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도 일찌감치 되찾아 다시 독주 체제로 돌아선 양상. 지난해 '슬럼프가 아니고 스윙개조 중'이라던 우즈의 해명을 믿지 않았던 전문가들도 이런 우즈의 화려한 부활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우즈의 환골탈태는 각종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장타자의 숙명'이라는 드라이브샷 난조는 여전했지만 지난해 47위(66.9%)에 그쳤던 아이언샷 정확도는 5위(70.2%)까지 향상됐고 이를 토대로 평균타수 1위(68.70타)도 되찾을 수 있었다. 큰 대회에 강한 우즈의 승부근성이 살아나면서 한때 사라지나 했던 '우즈 공포증'도 다시 PGA 투어에 번질 조짐이다. 우즈가 올린 6승 가운데 2승은 메이저대회(마스터스, 브리티시오픈)였고 2승은 메이저대회 못지 않은 거액의 상금이 걸린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NEC인비테이셔널, 아멕스챔피언십)였다. 이들 4개 대회 우승 상금이 512만달러에 이르러 우즈가 벌어들인 시즌 상금 1천62만달러의 절반을 차지했다. 다만 7년 동안 이어져온 142개 대회 연속 컷 통과라는 대기록이 중단된 것은 옥에 티였다. 이런 우즈의 부활 속에서도 싱, 필 미켈슨(미국)의 분전도 눈부셨다. 싱은 비록 세계 1위 자리와 2년간 지켰던 상금왕을 우즈에게 다시 빼앗겼지만 4승을 올리면서 상금랭킹 2위에 올라 변함없는 강자의 위상을 지켰다. 2003년 우즈 못지 않은 슬럼프를 겪었던 미켈슨이 올해 또 한번 메이저 왕관(PGA 챔피언십)을 거머쥐면서 화려하게 비상한 것도 골프팬들을 흥분시킨 사건이었다. 하지만 우즈, 싱과 함께 트로이카 체제의 한축을 맡았던 어니 엘스(남아공)가 부상으로 시즌을 중도에 접은 것은 아쉬운 대목. 최경주(35.나이키골프), 나상욱(21.코오롱),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 등 코리언 3인방의 성적표는 엇갈렸다. 장비를 교체하고 스윙을 고치느라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던 최경주는 2년만에 통산 3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올해 크라이슬러클래식 우승을 포함해 '톱10' 입상 3차례로 상금랭킹 40위(176만5천374달러)에 오른 최경주는 미국 진출 6년만에 상금 총액 1천만달러를 바라보는 특급 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드라이브샷 비거리(288.8야드)가 지난해보다 훌쩍 늘어나 장타자 전용 무대로 변모한 PGA 투어에서의 생존 비법을 체득한 최경주는 그린 적중률(64.2%)과 퍼팅(홀당 1.781개)이 작년보다 다소 나빠졌음에도 평균 타수는 34위(70.44타)로 작년 36위(70.54타)보다 향상됐다. 이는 최경주는 이제는 PGA 투어에서 상황에 따른 적응력이 수준급이라는 반증이다. 2년차인 나상욱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 2차례 준우승을 차지해 언제든 우승이 가능한 선수로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하는 성과에도 나상욱은 시즌 종반 체력 고갈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 숙제로 남았다. 상금 67위(109만5천204달러)를 차지한 나상욱은 상금의 70%를 5월 이전에 벌어들였고 컷오프된 것이 15차례에 이르러 컷을 통과한 대회(14개)보다 많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최경주, 나상욱에 이어 한국인 세번째 PGA 투어 멤버가 된 위창수는 결국 단 1차례 '톱10'에 그치며 지옥같은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치러야 하는 시련을 안았다. 하지만 고국 나들이에서 1승을 보탠데 이어 시즌 최종전에서 눈부신 플레이로 유종의 미를 거둔 위창수는 퀄리파잉스쿨 재수 끝에 성공시대를 활짝 연 최경주의 전례에서 보듯 희망의 불씨는 살려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올해 PGA 투어에서는 유난히 '인생역전' 드라마가 많았던 것도 두드러졌다. US오픈을 제패한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은 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일궈냈고 로버트 가메스(미국)는 무려 15년6개월만에 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바트 브라이언트(미국)도 소설같은 골프 인생 19년만에 '대박'의 주인공이 된 사례. 또 시즌 초반 PGA 투어는 잦은 우천으로 14개 대회가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못하는 파행을 겪은 것도 팬들의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