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FA컵을 국내 최고의 축구잔치로 만들기 위해 연중대회로 바꾸고 우승상금도 대폭 늘리는 등 대대적인 제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31일 "그동안 방치돼 온 FA컵의 권위를 찾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중에 있다"며 "내년 대회부터 개최시기의 조절뿐만 아니라 승리수당 및 우승상금을 크게 늘리는 방법을 고려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96년 처음 시작된 FA컵은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지만 매년 11월 이후에 집중적으로 경기가 치러지면서 프로팀들의 경기력이 떨어지고 일정치 않은 경기시간으로 인해 축구팬들의 접근성마저 어려운 상황을 반복해 왔다. 더욱이 FA컵에 참가하는 대학 및 실업팀들에게 주어지는 출전수당 및 승리수당 등의 인센티브가 적어 '프로팀의 들러리'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FA컵에 출전하는 아마추어 팀들은 지원금 명목으로 100만원씩 지원받고, 아마추어팀이 프로팀을 이기는 등 하위팀이 상위팀을 잡을 경우에 100만원의 승리수당을 받고 있는 게 전부다. 이러다 보니 최고의 FA컵은 일반 축구팬에게는 관전하기 어렵고 아마추어팀들에게는 별소득이 없는 대회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우선 FA컵을 축구팬들로부터 권위를 인정을 받는 대회로 정착시키기 위해 연초부터 대회를 시작해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을 'FA컵 데이'를 정해 대회를 치른다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특히 참가팀들의 의욕을 살리기 위해 상급팀을 이겼을 경우 주어지는 승리수당을 기존의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고 현재 1억원의 우승상금도 2억원으로 대폭 인상한다는 방안이다. 또 잉글랜드 FA컵 등 축구선진국의 모델을 따라 대진표상 하위팀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입장수입 역시 축구발전기금 명목으로 홈팀에 모두 기증하는 방식도 고려중이다. 축구협회 김호곤 전무는 "현역시절부터 FA컵의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 고민해 왔다. 내년부터 FA컵을 멋지게 치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중"이라며 "아마추어팀들에게 금전적으로도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팬들로부터도 인정을 받는 대회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