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달러 소녀골퍼' 위성미(16.나이키골프.미국명 미셸 위)가 프로 데뷔전에서 어이없이 실격처리된 것은 오소 플레이 때문이다. 골프 규정집 20조7항에 따르면 오소 플레이(Playing from Wrong Place)란 '오소(誤所)'라는 말 그대로 ▲규칙에서 스트로크하거나, 볼을 드롭하거나, 플레이스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은 코스의 일부 지점에서 혹은 ▲규칙에 의하여 드롭한 볼을 재드롭하거나 움직인 볼을 리플레이스해야할 때 자신의 인플레이 볼을 스트로크하는 것을 가리킨다. 김광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경기분과위원장은 이에 대해 "규칙에 의해 드롭할 수 없는 곳에 놓인 볼을 치거나 재드롭을 요구하는 장소에 갖다놓은 볼을 그냥 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롭한 위치가 틀렸을 경우와 드롭한 후 볼이 굴러간 위치가 잘못된 경우 모두 오소 플레이에 해당한다는 것. 오소 플레이를 저지른 선수에게는 2벌타가 주어지며,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전 위원회에 그 사실을 보고하지 않을 경우에는 실격 처리된다. 오소 플레이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경기위원이 선수 본인과 캐디, 스코어 기록원과 함께 현장 검증을 실시하며 비디오 녹화 테이프 또한 증거 자료로 활용된다. 위성미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덤불 속에 들어간 볼을 가까스로 찾아낸 뒤 동반자 박지은(26.나이키골프)에게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겠다"고 말하고 드롭을 하고 볼을 쳐냈지만 드롭한 위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정이다. 경기위원회는 제보를 받아 중계방송 녹화 테이프를 분석한 결과 "드롭할 때는 홀과 가깝지 않은 지점을 선택해야 하는데 위성미의 드롭 위치는 적정 위치에서 30~38㎝ 가량 전진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골프 규정 20조2항에서는 드롭 방법에 대해 '특정 지점에 되도록 가까이 볼을 드롭할 경우 그 특정 지점보다 홀에 더 가깝지 않은 곳에 볼을 드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소 플레이를 저질렀더라도 경기가 완전히 종료된 뒤에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다면 실격을 면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게임이 완전히 종료되고 시상식이 끝나면 오소 플레이에 대한 항의가 들어와도 해당 선수가 위반 여부를 알고 있었느냐에 따라 처분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선수 본인이 오소 플레이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잘못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면 경기가 끝난 뒤에라도 얼마든지 실격 처리가 가능하지만, 모르고 한 일이라고 밝혀질 경우에는 그대로 성적이 인정된다는 것. 그러나 위성미는 경기 종료 전 제보가 들어오는 바람에 경기위원회의 심사에 따라 실격 판정을 받고 말았다. 김 위원장은 오소 플레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플레이다. 외국에서는 선수들의 고발 정신이 투철해 제보가 많이 들어오지만 우리 선수들은 서로 언니-동생 하는 사이여서 그런지 고발을 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면 PGA나 LPGA 투어에서는 동반 플레이어는 물론 중계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이 직접 제보하는 사례도 많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