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난적 이란은 넘었다. 이제 다음 과제는 유럽 정벌이다.' 화려한 비상을 알린 아드보카트호가 다음 상대로 유럽의 강호들을 정조준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부담이 많은 12일 이란과의 데뷔전에서 강력한 압박과 한 템포 빨라진 토털사커, 다양한 전술실험 등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면서 완승을 거뒀다. 아드보카트호에 대한 첫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압박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고 짧은 시간에 전체적인 밸런스를 갖췄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다부지고 시원하게 뛰는 느낌이 그동안 한국축구의 답답함에 속을 끓였던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이란전 도중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수비전술을 바꾸는 실험을 하기도 했지만 후반에는 수비 뒷공간이 자주 열리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문전에서의 마무리와 전반적인 패스연결도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미흡한 구석이 많았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몇몇 선수에게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냉철하게 첫 경기를 '복기'했다. 특히 다음 상대로는 이란보다 객관적으로 더 강하고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유럽팀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아드보카트호로서는 다시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축구협회는 다음달 A매치 데이(11월13일과 17일 예정)에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스웨덴은 FIFA 랭킹 10위의 강호. 지난 1월 본프레레호가 미국 전지훈련에서 1-1로 비겼지만 당시는 2진급과 대적한 결과였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FIFA 랭킹이 48위에 불과하지만 옛 유고연방 축구의 본산으로 빅 리그에서 활동하는 스타들이 즐비하고 유럽예선에서 스페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강팀이다. 평가전 상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다음 상대가 유럽팀 중 본선 진출국인 것만은 확실하다. 내년 독일월드컵 본선에서도 결국 유럽팀을 넘지 못하면 16강 진출을 바라보기 힘들다는 인식도 있다. 아드보카트호로서는 데뷔전에서 보여준 압박축구에다 '플러스 알파'를 얹어 훨씬 좋은 체격과 빠른 스피드, 기술을 겸비한 유럽팀을 상대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가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음 평가전까지 약 한달 정도 남은 기간에 K리그의 숨은 진주들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해외파 점검과 유럽팀들에 대한 정보 수집에 힘을 배분할 계획이다. 일단 한국축구의 무기력증을 걷어내는데 성공한 아드보카트호가 독일로 가는 길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빼들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