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의 색깔은 공수간격이 촘촘한 압박축구.'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친선경기를 관전한 축구 전문가들은 아드보카트호의 색깔에 대해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팀에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강력한 압박축구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데뷔전을 가진 딕 아드보카트 신임 대표팀 감독은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을 활발히 주문하는 전형적인 '토털사커'를 펼쳤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또 짧은 시간에 선수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팀워크를 다졌다는 측면에서 역시 세계적인 명장답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다음은 이날 현장을 찾은 축구 전문가들의 총평. ▲정해성 부천 SK 감독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이 35미터 정도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경기 를 풀어나가 상대팀이 미드필드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전반 보여준 3-4-3 포메이션은 기존의 3-4-3하고는 양상이 완전히 달랐다. 박주영, 박지성의 수비 가담이 큰 역할을 차지한 덕분에 미드필드를 장악하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 박지성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내보낸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이동국도 수비 가담능력이 뛰어났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조원희와 이호는 경험이 없는 것치고는 아주 자신감있게 볼을 찼다. 오늘 선수들이 볼을 오래 끌지 않았던 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대표팀 전체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팀 컬러 자체가 2002년 월드컵 때처럼 긍정적이다. 팀을 의욕적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감독의 능력이다. 선수들도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줘 지루한 느낌이 없었다. ▲강신우 대한축구협회 기술국장 결과에 상관없이 다부지고 시원하게 뛰는 모습이 좋다. 지역적으로 올려붙이며 능동적인 수비를 펼친 덕분에 상대에게 흐름을 주지 않을 수 있었다. 선수들의 지역 압박과 부분 압박이 잘 병행됐다. 다만 전반 마지막에 코너킥 2개를 허용할 때 수비진의 움직임에서 뒤로 길게 넘어가는 코너킥에 대한 전담 마크를 펼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김남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많이 좋아졌다. 미드필더들이 공격적인 압박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오펜스와 미드필더, 수비라인 사이의 공간 폭을 줄여 유기적인 움직임을 펼쳤고, 좌-우 간격도 좁았다. 공간을 좁힌 덕분에 상대 선수가 볼을 잡으면 1-2번만에 압박을 가할 수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온 이호는 상대 플레이의 맥을 잘 끊어줬고, 오른쪽 미드필더인 조원희는 박지성과 함께 오른쪽 라인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잘 풀어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차분하게 살피지 못하고 성급하게 가운데로만 넘겨주다 몇 차례 역습을 허용한 것이다. 수비수들이 중앙에서 볼을 잡았으면 사이드로 열어주는 것이 낫다고 본다. ▲하재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한마디로 템포가 빨라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로 하여금 의욕이 살아나게 해 팀의 응집력을 만들어냈다.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 것 같다. 공격에 있어서 세명의 스리톱이 상대 포백 수비와 골키퍼 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잘 활용했다. 수비에서는 11명 전원이 방어하는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수비진이 편안하게 수비를 할 수 있었다. 이호와 조원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리가 있는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 압박과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았다. 템포가 빠르고 공수간격이 좁아 공간을 많이 내주지 않았다. 공을 많이 빼앗아 역습을 많이 노렸는데 전체적으로 패스가 매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압박을 많이 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드보카트호는 공격축구가 중심이라고 알려졌는데 대체로 수비 쪽에 진을 치고 있으면서 공을 빼앗은 뒤에 역습을 펼치는 축구로 보였다. 수비에서는 수적 우세를 유지해 안정감을 보였다. 감독이 경기 중 수비수들에게 계속 앞으로 나가라는 지시를 했는데 공격시에는 수비수들의 전방 가담을 강조한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송광호 이광빈 기자 firstcircle@yna.co.kr buff27@yna.co.kr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