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기간에 오노에게 졌던 부분을 분석해서 다음에는 반드시 이기겠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대들보'로 우뚝 선 안현수(20.한국체대)가 '오노 극복'을 지상과제로 삼고 나섰다. 안현수는 9일 서울 목동실내링크에서 막을 내린 2005-2006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제2차 대회에서 개인총점에서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23)와 68점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슈퍼파이널 3,000m에서 오노에게 간발의 차로 1위를 내주면서 개인종합 1위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 제1차 대회에서 오노를 밀어내고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안현수로서는 일주일만에 우승을 오노에게 내주고 만 것. 경기를 마친 뒤 안현수는 "이번 대회만 봐서는 확실하게 오노에게 졌다"며 "오노의 경험에 밀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안현수는 이번 대회 첫날 열린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종합 우승의 기틀을 다졌다. 하지만 오노가 1,500m와 500m에서 연속실격하는 사이 안현수도 500m에서 실격당하면서 둘의 승부는 마지막 날로 넘겨졌다. 1,000m 결승에서 오노와 맞붙은 안현수는 '베테랑' 리쟈준(중국)과의 치열한 선두경쟁 속에 1,2위를 모두 내주고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개인종합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어 나선 슈퍼파이널 3,000m에서도 안타깝게 오노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안현수는 결국 총점에서 오노와 같은 점수를 얻었지만 슈퍼파이널 성적을 우선하는 채점방식에 따라 개인종합 1위를 오노에게 내주고 말았다. 안현수는 "1,000m 경기에서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이호석과의 작전도 차질을 빚어 처음부터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며 "오노와 리쟈준에게 작전이 노출된 것도 금메달을 내준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현수는 "오노에게 오늘 2종목을 모두 내줘 아쉽긴 하지만 계주에서 우승한 게 개인적으로 큰 위안이 됐다"며 "남은 기간 이번 대회를 통해 오노에게 졌던 부분을 파악해서 다음에는 반드시 오노를 이기도록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송재근 남자대표팀 감독은 "여러 문제로 준비기간이 짧아 선수들과 작전에 대한 교감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1.2차 대회를 통해 오노에 대한 파악을 마친 만큼 다음 대회때에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잇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