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58.네덜란드)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공언대로 말문을 굳게 닫아 버렸다. 5일 성남제2종합운동장을 찾아 프로축구 K리그 성남 일화-수원 삼성전을 관전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전 자신에게 몰려드는 취재진을 정중히 물리쳤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래도 혹시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접근을 시도하는 취재진을 계속 외면했고, 동행한 통역이 반복해서 "오늘 인터뷰는 정말 없습니다"라고 외치며 감독의 뜻을 대신 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날 첫 코칭스태프 회의를 주재한 뒤 "앞으로는 공식적인 미디어 인터뷰 일정을 마련해 코칭스태프 및 선수 인터뷰는 정해진 날짜와 자리에서만 하겠다"는 뜻을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했고, 그 원칙엔 흔들림이 없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하프타임에도 귀빈실로 쏙 들어가버려 취재진의 애를 태웠다. 귀빈실에서 그를 접견한 김원동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으로부터 "'감독이 관전하러 와 선수들이 주눅들면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런 이유로 제 기량을 펼쳐 보이지 못한다면 국가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는 것과 "간단하게 준비된 음식을 먹기 위해 젓가락질을 연습하더라"는 상황 정도를 전해 들은 게 전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귀빈실에서도 이날 경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가 무섭게 휑하니 경기장을 떠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4일 저녁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초청으로 마련된 프란츠 베컨바워 2006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과의 만찬 후에도 인터뷰없이 조용히 행사장을 떠나며 자신과 국가대표팀으로 향한 언론의 뜨거운 취재열기로부터 일정 거리를 뒀었다. (성남=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