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컵을 안은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총상금 750만달러 짜리 초특급 이벤트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에서 또 한번 '탱크샷'을 뿜어낸다. 3일(이하 한국시간) 크라이슬러클래식을 제패한 최경주는 7일부터 4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하딩파크골프장(파70.7천86야드)에서 열리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이하 아멕스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아멕스챔피언십은 연간 4차례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WGC) 대회 가운데 하나로 메이저대회나 다름없는 까다로운 출전 자격을 갖춘 세계 정상급 선수 70명만 초청해 치르는 대회. 우승상금만 130만달러에 이르며 컷오프가 없어 꼴찌에게도 3만달러가 넘는 거액의 상금이 돌아간다. 준우승 상금이 81만달러나 돼 B급 대회 우승 상금을 웃도는 '돈잔치'인 이 대회 출전 선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올해 4개 메이저대회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이상 미국), 그리고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와 세계랭킹 2위 비제이 싱(피지)을 비롯해 세계 정상급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세계랭킹 50위 이내, PGA 상금랭킹 30위 이내, 그리고 유럽프로골프(EPGA) 상금랭킹 20위 이내 등 톱플레이어들만 나오는 이 대회에 올해로 3번째 출전인 최경주는 크라이슬러클래식 우승을 한껏 불어난 자신감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공동6위를 차지해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던 최경주는 아일랜드에서 열렸던 작년 대회 때는 하위권에 그쳐 올해 대회에서는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특히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퍼팅 난조에서 탈출한 것은 최경주에게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경기장인 샌프란시스코가 미국 서북부 지역 최대의 교민 사회가 형성된 곳이라는 점도 최경주에게 힘을 보탤 전망이다. 경기장에서 우리 글과 우리 말 응원에 없던 힘도 생긴다는 최경주에게는 교민들의 성원이 보약이다. 크라이슬러클래식이 열렸던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집이 있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들렀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발을 디딘 최경주는 1968년 이후 PGA 투어 대회를 열지 않아 생소한 하딩파크골프장에서 연습 라운드에 돌입했다. 일본프로골프 상금랭킹 2위 허석호(32)도 이 대회에 2년 연속 출전해 미국 진출길을 모색한다. 허석호는 또 일본프로골프가 WGC 시리즈 대회와 4개 메이저대회 상금을 포함해 시즌 상금랭킹을 따지기 때문에 상위 입상으로 상금왕까지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올해 PGA 투어에서 확고한 '황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우즈가 이 대회 통산 4번째 우승 여부도 관심사다.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 등 2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며 완벽하게 부활한 우즈는 지금까지 5차례 열린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컵을 차지해 이 대회와는 찰떡 궁합을 보여왔다. 더구나 우즈의 모교인 스탠퍼드대학과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리는 덕에 동창생들의 열렬한 응원까지 등에 업었다. 작년 우승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이 대회에 불참한 것도 우즈에게는 희소식. 싱, 미켈슨, 캠벨 뿐 아니라 레티프 구센(남아공),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크리스 디마르코(미국) 등 강호들의 견제를 뚫고 우즈가 대회 4승과 시즌 6승을 달성할 수 있을 지 흥미롭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