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삼성이 불펜이 붕괴된 한화를 제물 삼아 연패 사슬을 끊고 매직 넘버를 '4'로 줄였다. 삼성은 17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05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모처럼 만에 폭발한 타선에 힘입어 12-4 대승을 거뒀다. 현대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지난 사흘간 매직 넘버를 전혀 줄이지 못했던 삼성은 이로써 한국시리즈 직행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4'로 줄였다. 선발 바르가스가 2⅓이닝 동안 7안타, 4실점으로 무너지며 불안하게 출발한 삼성이 최근 급속도로 힘이 떨어진 한화 불펜을 보약 삼아 역전극을 일궈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한 한화로서는 선발 정민철이 1회가 끝난 뒤 부상으로 강판된 것이 화근이었다. 한화는 1회 제이 데이비스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2회 브리또의 투런 홈런, 3회 이도형의 희생플라이 등으로 4-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삼성은 1-4로 뒤진 3회말 선두 조동찬의 연타석 솔로 아치를 신호탄으로 박종호, 박한이, 심정수가 한화 불펜 투수 신주영, 윤근영에게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대반격을 시작했다. 삼성은 2-4로 따라간 1사 만루에서 박진만의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동점을 만든 뒤 양준혁의 중전안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2루 주자 박진만이 3루를 훔친 뒤 진갑용의 희생플라이를 틈타 홈을 밟아 1점을 더 달아났다. 삼성은 6회에도 선두 양준혁이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타자 일순하며 4점을 보태 승부를 결정지었다. 3회 1사 1루에서 구원 권오준은 4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2승째를 챙겼고,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양준혁은 결승 타점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부활을 알렸다. 광주에서는 두산이 선발 김명제의 호투 속에 4번 타자 문희성의 홈런포를 앞세워 기아에 8-4 역전승을 거둬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위 SK와의 승차를 1.5게임 차로 줄이고 2위 탈환의 희망을 계속 이어갔다. 두산은 0-1로 뒤진 4회 2루타를 치고 나간 임재철을 최경환이 적시타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든 뒤 문희성이 투런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5회 문희성과 홍성흔의 연속 안타 등 4안타, 상대 실책 1개 등으로 3점을 더 보태 승부를 갈랐다. 기아는 8회 대타 이재주가 3점 홈런으로 시즌 21호 대타 홈런을 날리며 바짝 쫒아갔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루키' 김명제는 5이닝 2안타, 2사사구의 호투로 1실점으로 막고 지난달 2일 LG전 이래 무려 1개월 보름 만에 승리를 추가, 시즌 6승(6패)째를 올렸다. 한편 문학에서 열릴 예정이던 LG-SK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