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국가대표 신지애(17.함평골프고)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최고 상금이 걸린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총상금 4억원)에서 내로라하는 프로 언니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신지애는 11일 경기도 이천의 BA비스타골프장(파72.6천35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배경은(19.CJ)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신지애는 박세리, 김미현, 이미나, 김주미, 송보배, 박희영, 최나연 등 프로대회를 제패한 아마추어 우승자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10회째 열린 이 대회에서 아마추어 우승자는 신지애가 처음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채를 쥔 신지애는 작년에 아마추어 대회 3승을 거둔데 이어 올해 용인대총장배, 매경빅야드배,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 송암배, 그리고 한국아마추어선수권 등 5승을 쓸어담아 '최고 여자 아마추어'로 입지를 다졌다. 부진 신재섭(45)씨는 목사로서 목회자의 길과 딸의 캐디를 겸해 눈길을 끌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신지애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태극 마크를 반납하고 프로로 전향, '슈퍼 루키'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첫날 공동선두에 이어 2라운드에서 4타차 단독선두로 나서 우승을 사실상 예약한 신지애는 그러나 이날 후반부터 흔들리면서 배경은의 추격을 허용했다. 10번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순항하던 신지애는 12번홀(파5) 더블보기로 급제동이 걸렸다. 앞서 경기를 치른 배경은은 10번∼13번홀에서 줄버디를 엮어냈고 신지애가 제자리 걸음을 걷는 사이 16번, 17번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1타차로 턱밑까지 따라 붙었다. 그러나 신지애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이글성 버디를 잡아내 연장전을 고대하던 배경은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신지애는 "더블보기 이후 재작년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어머니께 도와달라고 하늘만 쳐다봤다"고 우승 소감을 밝혀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투어 상금랭킹 3위에 올라 내년 LPGA 투어 전경기 출전권을 따낸 배경은은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 67타를 뿜어내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우승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국내 무대에서는 단 1경기에 출전했지만 배경은은 이날 준우승으로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연말까지 국내에 머물면서 KLPGA 대회에 계속 출전할 예정인 배경은은 상금왕 경쟁에 강력한 후보로 등장했다. 작년에 이어 상금왕 2연패를 노리는 송보배(19.슈페리어)와 LPGA 투어에 뛰고 있는 박희정(25.CJ), 그리고 문현희(22.하이마트)가 5언더파 211타로 공동3위에 올랐고 안시현(21.코오롱)은 3언더파 212타로 단독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