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사퇴로 후임 사령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자진사임 의사를 밝혀온 본프레레 감독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후임 사령탑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기술위원회는 먼저 후임 감독으로 국내 지도자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거스 히딩크, 움베르투 코엘류, 본프레레에 이어 또 다시 외국인 지도자를 영입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술위원들의 의견 수렴과 시장 현황 파악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9월 2일 오전 10시30분 다시 기술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하고 결정을 잠시 유보했다. 아무튼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감독이 중도하차한 만큼 기술위원회로선 세계 정상급의 지도자 등 납득할 만한 후속 인사 선임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일단 "오는 10월 12일 이란과의 친선경기 일정이 확정됐고, 11월에도 두 차례의 평가전을 더 추진하기로 해 가능하면 9월 중 새로운 감독을 세워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현재 후임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지도자는 크게 ▲한국인 ▲해외 축구계의 외국인 ▲국내 프로구단의 외국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한국인 지도자 94년 미국 월드컵대표팀을 이끈 김 호 전 수원 삼성 감독, 86년 멕시코 월드컵대표팀을 지휘한 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 98 프랑스 월드컵대표팀의 사령탑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 등이 일단 후보로 꼽힌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정해성 부천SK 감독이나 현재 팀을 맡고 있지 않은 조광래 전 FC서울 감독을 비롯해 김호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 국내 지도자들은 선수들에 대한 정보나 팀 장악력 면에서 빠른 시일 내에 대표팀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김정남 감독이나 차범근 감독, 정해성 감독 등은 현재 프로구단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고, 김 호 감독은 현 축구협회와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축구계의 외국인 지도자 일단 본프레레 감독 영입시 후보군에 포함됐던 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대표팀 감독, 세뇰 귀네슈 전 터키대표팀 감독, 마이클 매카시 전 아일랜드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전 스페인대표팀 감독, 필리페 트루시에 전 일본대표팀 감독, 루디 펠러 전 독일대표팀 감독 등 월드컵 본선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경험이 있는 지도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물론 메추나 귀네슈 감독 역시 현재 프로팀을 맡고 있다는 물리적 어려움은 있다. 오트마르 히츠펠트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베르티 포그츠 전 독일대표팀 감독 등 독일 지도자들은 2006년 월드컵 개최지 출신이란 이점 때문에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보비 롭슨과 케빈 키건을 비롯해 올림피크 리옹의 프랑스 리그 4연패를 이끌고 명예 퇴진한 폴 르구앙도 검토할 만하다. 네덜란드 클럽 페예노르트의 사령탑에 잠시 올랐던 루드 굴리트와 크로아티아를 98 프랑스 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던 블라제비치 감독도 현재 맡고 있는 팀이 없다. 일각에선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한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핌 베어벡 전 대표팀 수석코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내 프로구단의 외국인 지도자 이안 포터필드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있다. 포터필드 감독은 부산을 맡은 지 2년 만에 지난해 FA컵 우승에 이어 올 시즌 K리그 전기리그에서도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포터필드 감독은 최근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수는 있지만 지금 부산 감독에 매우 만족한다며 거절 의사를 전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월드컵대표팀을 맡기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