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PGA투어 첫승 올린 강수연
"부모님이 여기 오셨어야 했는데... 부모님께서 몇년 동안 계속 저를 따라다니셨는데 정작 우승할 때는 오시지 못했어요."
22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감격의 첫승을 올린 강수연(29.삼성전자)은 마지막 18번홀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강수연은 대회 공식 인터뷰를 통해 "우승을 차지해 너무 행복하다.지난 3년 동안 너무나 오래 기다려왔다"며 감격을 전했다.
다음은 강수연과의 일문일답.
--첫승을 올린 소감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해 너무 행복하다. 지난 3년 동안 너무나 오래 기다려왔다. 내가 슬럼프에 빠졌다고 생각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했다. 우승은 그 결과인 것 같다.
--12번홀에서 티샷이 나무에 맞고 페어웨이에 떨어진 덕분에 버디까지 잡았는데.
▲그 샷이 바로 전환점이 됐다. 12번홀 전까지 장정이 기세를 올리며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버디를 잡은 뒤 내가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사흘 내내 전반 9개홀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1~9번홀 코스가 정말 마음에 든다. 페어웨이 모양이나 그린의 컨디션, 코스의 배치가 모두 좋았다. 그래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다.
--오늘 박희정, 장정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것이 편안함을 줬나.
▲그런 것은 별 상관이 없다.
--끝나고 나서 박지은, 김주연이 샴페인을 부으며 축하해줬는데.
▲그렇다. 우리는 친한 사이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퍼팅이 좋았던 것 같다.
▲최근 퍼팅이 잘 된다. 이번 주에는 모든 게 좋았다.
--지난 몇년 동안 슬럼프라고 했는데 이유가 무엇이었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뒤 내가 빨리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오래 걸렸다. 그것이 슬럼프의 이유다.
--코치가 따로 있나.
▲미국에서는 없고 한국에는 코치가 있다.
--연습할 때 주로 신경을 쓰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다른 어떤 것보다도 퍼팅에 집중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계속 골프를 했다면 아이언샷을 퍼팅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겠지만 미국에서 좋은 스코어를 올리기 위해서는 퍼팅을 잘 칠 필요가 있다.
--왜 미국에서 퍼팅이 더 중요한가.
▲한국 골프장은 홀마다 그린이 두 개씩 있어 그린 크기가 매우 작다. 그래서 좋은 스코어를 내려면 아이언샷을 잘쳐 그린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미국의 골프장은 그린이 커서 올려놓기가 쉽다. 대신 퍼팅하기가 어렵다.
--오늘 골프장에 나온 한국인 갤러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여기 나오셔서 저와 한국인 선수들에게 환호해준 모든 갤러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더욱 열심히 연습해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오늘 밤 자축 계획은.
▲아직 모르겠다.
--18번홀 그린에서 눈물을 흘렸다. 행복해서 흘린 눈물인가.
▲부모님이 여기 오셨어야 했다. 그 분들은 여러 해 동안 나를 따라다녔지만 정작 내가 마침내 우승하는 순간에는 여기 오시지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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