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육상의 장거리 에이스 이은정(24.목원대.삼성전자)이 최근 침체된 한국 육상계에 승전보를 전해 줬다. 이은정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2005 하계유니버시아드 하프마라톤에서 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하며 1시간14분31초의 기록으로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의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이은정은 이번 대회 남자 20㎞ 경보의 김현섭(20.경원대)의 은메달에 이어 한국 육상에 소중한 금메달을 선사했다. 기자키 료코(일본)가 1시간14분34초로 2위를 차지했고 지난 대구유니버시아드에서 동메달을 땄던 북한의 장선옥도 1시간14분50초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또한 북한의 김정향(1시간15분00초), 김선영(1시간15분22초)이 나란히 4,5위를 기록해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 10분 이즈미르의 크라운플라자 호텔을 출발한 이은정은 31℃의 더운 날씨 때문에 고전이 예상됐다. 당초 레이스 후반에 승부를 걸겠다는 작전을 세운 이은정은 13㎞지점까지 일본 등 8명의 선수들과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우승의 가능성을 높였다. 레이스 도중 왼발 뒤꿈치가 까져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은정은 18.5㎞ 지점에서 오인환 감독의 지시에 따라 스피드를 내기 시작했고 선두그룹에서 치고 나와 단 한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1위를 질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가뿐 숨을 몰아 쉰 이은정은 "현지에 도착한 뒤 기온이 높아 걱정했는데 적응이 잘 돼 좋은 성적을 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5,000m(15분42초62)와 10,000m(32분43초35), 하프마라톤(1시간11분15초)의 한국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은정은 "앞으로 체력을 보강해 풀코스 마라톤에서도 한국 기록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남자하프마라톤에서는 윌슨 부시에네이(우간다)가 1시간3분47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가운데 한국의 허장규(22.영동대.1시간5분59초), 엄효석(21.건국대.1시간8분28초)이 각각 12위와 24위를 차지했다. 한편 한국은 21일 오전 6시 현재 금메달 11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9개로 사실상 대회를 마감한 가운데 폴란드(금 12, 은 7, 동 8)에 밀려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7위로 내려 앉아 당초 목표였던 5위권내 진입이 무산됐다. 러시아는 금 26, 은 16, 동 23개로 1위로 올라섰고 중국(금 19, 은 16, 동 11)과 일본(금 18, 은 18, 동 20)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일본은 남자축구에서 이탈리아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 금메달을 따냈다. (이즈미르=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