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만원 관중을 기록하고 있는 2005 하계유니버시아드의 태권도 경기장은 격렬한 격투기 종목의 인상을 지워버리는 화려한 공연장이었다. 18일(한국시간) 태권도 결승전이 열린 터키 이즈미르의 컬처파크 제4홀. 준결승전이 끝나고 결승 진출자가 가려지자 자원봉사자 10여명이 재빨리 경기장 위로 올라와 2개로 구성됐던 조립식 경기장 매트를 순식간에 하나의 매트로 바꿨다. 이어 등장한 5인조 여성 치어리더들이 `태권 G0! GO!' 라는 가사가 들어간 흥겨운 댄스곡에 맞춰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이들은 매경기 라운드가 끝날 때 마다 나와 춤을 춰 복싱 경기의 라운드걸 역할을 했다. 또한 선수가 나오면 서치라이트를 비춰줘 마치 미국프로농구(NBA)의 챔피언 결정전을 보는 듯 했다. 이같은 모습은 다른 실내경기에서 볼 수 없는 이벤트로 터키인들의 태권도에 대한 인기를 반영했다. 다른 경기장이 이즈미르시의 도심지 외곽에 위치한 데 비해 태권도 경기장은 시민 공원인 컬처파크내에 있어 많은 이즈미르 시민들이 경기장을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연일 1천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것도 경기장 위치 덕택이기도 하다. 이처럼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높자 차기 유니버시아드 개최지인 태국 방콕의 홍보요원들도 태권도 경기장에서 홍보 활동에 열성이다. 방콕대회조직위원회는 태국의 전통 복장과 재미있는 캐릭터를 태권도 경기장에 상주시키면서 차기 대회에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태권도 관계자는 "터키 관중이 웬만한 한국 응원 구호는 다 알고 있다. 경기 때마다 `대∼한민국', `한국 이겨라' 등을 외치니 마치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즈미르=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