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들었지만 심장은 살아 있다.' 13일 오후(한국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05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만 50세의 노장 마라토너가 악조건을 뚫고 2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인공은 이스라엘의 하일레 사타인. 1955년 4월11일생인 사타인은 2시간17분26초의 좋은 기록으로 21위에 올랐다. 1위 조우아드 가리브(모로코·2시간10분10초)와는 7분10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대표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들어온 제인모(2시간26분39초)는 그보다 훨씬 뒤처진 54위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크게 선전한 셈이다. 이날 레이스에 출전한 각국 대표선수 96명 중 무려 35명이 기권할 만큼 어려운 코스였지만 완주만 해도 놀라운 50대가 당당히 상위권 성적을 낸 것이다.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 지난 91년 이스라엘로 이주한 그는 39세이던 94년 마라톤에 처음 입문해 지금까지 이스라엘 전국대회를 28차례나 휩쓸었다. 2002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32위에 올라 두각을 나타냈고 2003년 프라하마라톤에서 5위를 차지해 젊은 건각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사타인은 별도의 공식 기록은 없지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최고령 마라톤 출전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는 "내가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아직 심장은 쓸 만하다. 다음 목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