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9. 지바 롯데 마린스)이 드디어 퍼시픽리그 공격 랭킹 전부분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규정 타석에 한 경기 모자란 채 전반기를 마쳤던 이승엽은 지난달 26일 후반기 시작과 함께 4경기 모두 출장, 1일 현재 292타석으로 규정 타석(291타석, 게임수(94)X3.1)을 가까스로 넘어서면서 공격 전 부문에서 '제도권'으로 진입했다.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 장타율. 이승엽은 0.594의 장타율로 마쓰나카 노부히코(0.663), 훌리오 술레타(0.636, 이상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이어 당당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7월까지 기록한 71안타 중 홈런이 22방, 2루타가 19개, 3루타가 1개다. 장타가 42개, 단타가 29개로 쳤다하면 장타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홈런은 소프트뱅크의 토니 바티스타와 함께 공동 5위. 선두 마쓰나카와는 13개차다. 타율은 0.267(266타수 71안타)로 리그 23위다. 안타 수를 늘려 2할 8~9푼까지만 친다면 리그 15위권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장타율과 팀공헌도에 직결되는 2루타 랭킹은 11위다. 선두 이마에와는 6개 차이다. 타점은 54개로 리그 11위다. 58개인 팀동료 후쿠우라 가즈야가 7위를 달리고 있으니 60개만 넘으면 상위권도 넘볼 수 있다. 지난해 타율 0.240, 14홈런 50타점에 그치며 명함조차 못내밀던 시절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일단 팀 내 용병 중 가장 많은 연봉(20억 원)을 받는 선수로서 맷 프랑코(5억원), 베니(13억원)보다는 나은 성적을 올릴 필요가 있다. 프랑코는 타율 0.312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고 베니는 69타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이승엽보다 우위에 있다. 이승엽이 팀 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장타율을 타점으로 연결시키는 일만 남았다. 퍼시픽리그 외국인 타자 가운데 연봉 20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는 5명. 이승엽외 호세 페르난데스(20억원), 알렉스 카브레라(40억원. 이상 세이부), 홀버트 카브레라(28억원) 바티스타(52억원. 이상 소프트뱅크) 등이 있다. 이승엽은 팀 전체가 폭발적인 타격을 유지 중인 술레타와 바티스타에게 홈런과 타점에서 밀릴 뿐 페르난데스와 알렉스 카브레라 등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