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몸이 근질근질했던 모양이다. 오랜 만에 국내팬들 앞에 선 이천수(24)가 힘찬 부활의 몸짓을 보여줬다. 이천수는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 피스컵 코리아 B조 조별리그 선다운스FC(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 선발로 나서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물론 복귀를 앞둔 친정 울산 현대가 아니라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쓴맛을 안겨 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 소속으로다. 옛 동료들과는 아직도 스스럼없이 대하지만 코칭스태프나 구단 관계자들과는 이제 서먹서먹하기만 하다. 이천수는 이날 비록 공격포인트도 없었고 아쉽게 팀도 0-1로 패했지만 스리톱의 왼쪽 윙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활발한 측면돌파와 위협적인 크로스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오랜 만에 팬들 앞에 서 많이 떨리고 긴장했다"며 소감을 전한 이천수는 "스페인에서의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천수는 이번 피스컵 대회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 "팀 승패는 연연하지 않겠다. 오직 낸가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달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와 다음달 시작하는 K리그 후기리그에서 이천수의 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호세 마리아 아모르투 레알 소시에다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팀과 1년을 떨어져 있어 호흡면에선 다소 미흡했지만 공을 다루는 데 만큼은 만족스런 플레이를 펼쳤다"고 이천수를 평가했다. 엥겔 알베르토 카파 선다운스FC 감독도 "매우 빠르고 기술이 좋은 선수"라고 이천수를 칭찬했다. 이날도 빅리그 재도전 의사를 거듭 밝힌 이천수는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을 위한 것일 뿐이다. 이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며 화려한 부활의 시작을 알렸다. (대전=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