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28.PSV 에인트호벤)가 거스 히딩크 에인트호벤 감독의 동의하에 프랑스 1부리그(르샹피오나) 명문 AS모나코와 이적협상에 돌입했다.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텔레흐라프'지와 이영표의 에이전트 ㈜지센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13일 고려대 OB올스타와의 경기 뒤 만찬에서 "팀으로선 아쉬운 일이지만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새로운 목표와 도전을 위한 길을 열어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혀 이영표의 이적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내년 6월30일 에인트호벤과의 계약(1년 연장 옵션 가능)이 만료되는 이영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옮긴 박지성(24)과는 달리 '바이아웃 조항(일정 수준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할 경우 구단이 선수의 이적을 막지 못하도록 한 계약 조건)'이 없어 이적을 위해서는 에인트호벤의 동의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은 이영표의 이적에 대해 '불가' 방침을 표시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조건으로 4년간 재계약을 요구해왔으나 이같은 입장을 나타냄으로써 이적에 관해 한발 물러선 셈이다. 이에 따라 이영표의 에이전트는 네덜란드 현지에서 AS모나코 및 에인트호벤측과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흐라프'지 역시 이날 이영표의 이적과 관련해 "AS모나코가 PSV에인트호벤이 원하는 500만유로(약 62억원)를 지불하겠다고 통보해와 협상이 급진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인트호벤은 이영표의 이적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최소 500만유로 정도의 이적료를 제시하는 팀이 나타나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었으나 AS모나코가 실제 베팅에 나섬으로써 에인트호벤의 대응이 주목된다. 에인트호벤은 지난달 말 AS모나코 측의 1차 제의에 대해 "이영표를 보내줄 수 없다"며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S모나코는 2003-200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FC포르투(포르투갈)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명문으로 프랑스 축구대표팀 주장 출신의 디디에 데샹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지난 시즌 올림피크 리옹, 릴에 이어 리그 3위를 차지했다. 한편 히딩크 감독은 이날 저녁 피스컵 전야제에 참석해 '이영표의 이적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로서는 그가 남기를 바란다. 보내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나로서는 막을 수 없다"고 답했다. 히딩크 감독은 "현재 에이전트가 다른 클럽들과 접촉 중인 걸로 알고 있다. 우리 구단의 입장은 이영표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헤이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김나라 통신원 horn90@yna.co.kr thasilverkiwi@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