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골프선수 중 가장 바쁜 사람은 '장타 소녀' 미셸 위(16·미국·한국명 위성미)다.


여자아마추어인데도 여자프로대회-남자프로대회-남자아마추어대회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말에는 미국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와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한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US여자아마추어대회에 나간다.


'눈코 뜰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골프선수가 대륙을 오가며 대회에 참가하는 데는 거액의 '비용'이 필요하다.


항공료 숙박료 캐디피 등등….미셸 위의 현재 신분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스폰서십을 받을 수 없다.


'규칙에 따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마추어 골퍼는 골프경기 또는 시범경기에서 플레이하기 위해 누구한테서도 금전이나 다른 방법으로 비용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미국골프협회(USGA)가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규정을 어기면 미셸 위의 아마추어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으므로 본인이나 부모는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그런데도 골프 마케팅에 관심 있는 세계적 기업들이 미셸 위를 가만둘 리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많은 곳은 나이키다.


미셸 위는 지난 US여자오픈 때 나이키 로고가 붙은 상의와 큼지막한 버클을 착용했으며 지난주 존디어클래식에서는 나이키 로고가 달린 상의를 입고 플레이했다.


나이키측은 미셸 위를 '입도선매'할 의사가 있음을 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더욱 나이키측은 미셸 위가 브리티시오픈 후 US여자아마추어대회 출전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갈 때 영국∼미국행 자가용 비행기도 내줄 예정이다.


나이키뿐 아니다.


지난달 열린 메이저대회 맥도날드LPGA챔피언십 타이틀 스폰서인 맥도날드는 미LPGA측에 "미셸 위가 참가하지 않으면 대회 스폰서십을 포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미LPGA에서는 미셸 위를 출전시켜야 했다.


LPGA챔피언십은 말 그대로 프로들만이 출전해 기량을 겨루는 대회로,아마추어가 나간 것은 미셸 위가 처음이었다.


맥도날드로서는 미셸 위 이상의 상품가치를 지닌 선수를 찾기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나이키 맥도날드 외에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골프도 미셸 위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세계 골프계에서는 이제 미셸 위가 프로전향을 할 경우 누가 메인 스폰서가 될 것인지,또 그 '몸값'은 9년 전 타이거 우즈가 프로데뷔 당시 나이키로부터 받은 계약금(5년간 6000만달러)을 웃돌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프로골퍼로 전향하는 데는 나이제한이 없지만 LPGA에 입회하려면 만 18세가 넘어야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