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새로운 역사를 쓰려던 '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가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무너졌다.


위성미는 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7천183야드) 에서 열린 PGA 투어 존디어클래식(총상금 400만달러)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 등을 묶어 이븐파 71타를 쳐 합계 1언더파 141타로 컷을 통과하는데 실패했다.


14번째홀까지 버디 4개를 잡아내며 3타를 줄여 컷 통과 안정권에 진입했던 위성미는 15번째홀인 6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한데 이어 7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잃으며 여자선수로서 60년만에 PGA 투어 대회 컷 통과의 위업을 눈앞에서 놓쳤다.


컷 기준선 3언더파 139타에 2타 모자란 위성미는 이로써 PGA 투어 대회 3차례 도전에서 모두 컷 통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위성미는 PGA 투어 대회에서 2라운드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내면서 공동88위를 차지,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과시했다.


작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도트 해밀턴(미국)은 "이번엔 실패했지만 언젠가는 해낼 것"이라며 위성미의 눈부신 성장 속도에 찬사를 보냈다.


경기 막판까지 컷 통과 전망이 밝았기에 2개홀에서 3타를 한꺼번에 잃은 것은 못내 아쉬웠다.


4개홀을 남기고 컷 기준선에 2타나 여유있게 앞서나갔던 위성미는 6번홀에서 티샷이 왼쪽 벙커에 빠졌고 발끝 내리막 자세에 친 두번째샷마저 그린 앞 벙커에 굴러 들어갔다.


세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지만 6m 거리에서 3퍼트로 뼈아픈 더블보기를 저지르고 말았다.


졸지에 컷 기준선에 턱걸이한 위성미는 평정심을 잃은 듯 7번홀에서는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고 7m가 넘는 거리에서 친 파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남은 2개홀에서 2타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몰린 위성미는 하늘을 원망하듯 쳐다봤고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다.


8번홀과 9번홀을 잇따라 파로 마무리한 위성미는 1만여명의 갤러리의 환호에 환하게 웃으며 답례를 보냈지만 얼굴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위성미는 "2개홀에서 모든 걸 망쳤다"면서 "하지만 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것은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위성미는 11번홀(파5)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컷 통과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12번홀(파3)에서는 행운까지 겹쳤다.


티샷이 갤러리의 다리를 맞고 그나마 그린 근처에 떨어진데다 칩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간 것.

14번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집어넣자 위성미의 순위는 30위권까지 올라갔다.


15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18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핀 10㎝에 불이는 묘기샷을 선보이며 만회했다.


컷 통과는 확정적이고 이제 순위를 얼마나 끌어 올리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를 판이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부담감 탓인지 위성미의 샷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1번홀(파4)과 2번홀(파5) 모두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졌고 다행히 무난하게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4번홀(파4)에서도 두번째샷이 러프에 박혔지만 칩샷이 잘 붙어 보기 위기를 넘겼다.


3번홀(파4)과 5번홀(파4)에서는 5㎝ 남짓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만들었지만 전날 그렇게 잘 떨어지던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다.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우드를 주로 사용하면서 티샷을 날린 위성미는 드라이브 비거리가 전날 277.야드에 비해 10야드 이상 줄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57%로 떨어졌다.


그린 적중률도 전날 67%에서 이날은 61%로 낮아졌고 그린 적중시 퍼팅수도 전날 1.667개에서 2라운드에서 1.818개로 많아졌다.


한마디로 부담감과 함께 지나친 조심성이 독이 된 셈이다.


한편 J.L 루이스(미국)가 6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129타로 선두로 나섰으며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는 2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1오버파 143타로 컷오프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