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브레이크를 열흘 앞둔 가운데 오승환(23. 삼성)과 이성열(21.LG)이 전반기 신인 최고 성적을 올리고 있다. 신인 답지 않게 마운드에서 냉정한 모습을 잃지 않아 선동열 감독의 무한 신뢰를 얻고 있는 오승환은 4일까지 34경기에 등판, 5승 무패 2세이브 11홀드, 방어율 1.37의 괴력투를 과시 중이다. 삼성이 73경기를 치르는 동안 절반에 가까운 등판횟수를 기록, 그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59⅓이닝 동안 삼진은 68개나 빼앗아내 1이닝당 탈삼진 하나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불펜투수로서 필요한 두둑한 배짱과 안정된 제구력, 탈삼진 능력까지 고루 갖춰 삼성의 '지키는 야구'의 파수꾼으로 자리매김했다. 선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오승환을 일주일에 3경기씩만 투입하고 싶지만 팀 사정상 자주 기용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할 정도로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삼성은 시즌 초 병역 면탈 사건으로 지난해 불펜에서 맹활약한 윤성환이 군입대하면서 중간 투수 공백을 우려했다. 하지만 오승환이 윤성환보다 한층 나은 기량으로 셋업맨으로 맹활약하면서 안심하게 됐다. 그는 최근에는 부진한 사이드암 권오준을 대신해 마무리로도 나서고 있다. 그의 진가는 지난 2일 대구 현대전에서 드러났다. 2-2로 맞선 9회부터 등판한 오승환은 4이닝 동안 14타자를 맞아 안타 2개를 내줬으나 삼진 6개 무볼넷 무실점으로 현대 타선을 틀어막으면서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6억팔' 김명제(19. 두산)가 4승 5패 방어율 5.51로 주춤한 사이 오승환은 올 신인 투수 가운데 단연 군계일학이다. 다만 신인으로 후반기 체력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신인왕 레이스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 타자 중에서는 LG의 '중고신인' 이성열이 돋보인다. 4일 현재 타율은 0.324(102타수 33안타). 33안타 중 2루타가 6개, 3루타가 2개, 홈런이 5개로 장타가 13개다. 장타율은 0.569로 팀내 톱 수준. 포수 출신인 그는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2003년 2차 1순위로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 2억 7천만원이 말해주듯 팀이 그에 대해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185cm, 82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진 그는 입단과 동시에 '하드웨어'가 좋은 타자를 선호하는 당시 이광환 감독의 눈에 쏙 들었다. 본인의 표현대로 '촌놈'이라 힘이 장사다. 빠른 볼을 정확히 잡아당겨 잠실 펜스를 훌쩍 넘기는 능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입단 후 2004년 1군에서 고작 한 경기 뛴 게 전부인 이성열은 '5시즌 이내에 투수는 30이닝, 타자는 60타석 미만이면 신인왕 자격이 있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대회 요강에 따라 신인왕 자격을 갖췄다. 넘치는 파워와 빠른 발까지 갖춰 최근 3번 지명 타자로 중용되고 있으며 팀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포수로도 나서는 등 다목적으로 기용되고 있다. 프로에서 스위치히터 교육을 받았으나 현재 왼손에만 전념하고 오른쪽 타석은 아예 포기했다. 이성열은 고졸 거포 박병호(19), 컴팩트 히터 정의윤(19) 등과 신인왕을 둘러싸고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제 갓 프로 옷을 입은 이들보다 중고 신인인 이성열이 모든 면에서 한 수위라는 평가다. 좌타자로 이병규, 박용택과 함께 LG 좌타 라인의 핵을 이루고 있는 이성열이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지켜보자. (서울=연합뉴스) 장현구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