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밤부터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6천762야드)에서 4일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클래식(총상금 400만달러)은 언론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는 B급 대회.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일주일전에 열리는 탓에 상위 랭커들은 대부분 불참하는데다 총상금도 PGA 투어 대회 가운데 가장 낮은 400만달러에 불과한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세계 골프팬의 시선이 B급 대회인 존디어클래식에 집중되고 있다. 바로 '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가 스폰서 특별 초청 선수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만여장의 입장권이 이미 팔렸고 대회를 취재하겠다는 신청서는 대회장 인근 시카고 지역 뿐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뉴욕, 심지어는 하와이와 일본 언론까지 보내왔다고 귀띔했다. 대회조직위 클레어 피터슨 이사는 "도시 전체가 들떠 있다"면서 "곳곳에서 사람들은 위성미를 화제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파리를 날리던 디어런TPC는 올해 구름 관중과 1천여명 안팎의 보도진이 몰려드는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 이는 작년 소니오픈 2라운드에서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여자 선수 가운데 18홀 최소타인 68타를 때리고도 1타차로 컷통과에 실패했던 위성미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위성미는 올해도 소니오픈에 출전했지만 예기치 않은 강풍에 흔들리며 컷 통과를 이뤄내지 못했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3차 뒤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기량이 급성장했음을 인정받아 이번 대회에서는 컷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남자 선수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장타력에 약점으로 지적받던 쇼트게임과 퍼팅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위성미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가 대부분 중하위권 랭커들로 채워졌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상위 랭커는 데이비드 톰스(미국.10위), 스튜어트 싱크(미국.16위), 마루야마 시게키(일본. 33위), 마크 헨스비(호주.37위), 토드 해밀턴(미국.44위) 등 5명 뿐이다. 위성미가 만약 컷을 통과한다면 많은 보도진은 내주 브리티시오픈 취재를 포기하고 위성미가 마스터스 출전권을 겨냥해 나서는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 대회장을 몰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위성미는 이번 대회 출전으로 다시 한번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과연 만15세의 '소녀'에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PGA 투어 대회에 아무런 절차없이 출전시킬 수 있느냐는 것. 타이거 우즈(미국)는 "관중 수입을 늘리려는 목적이라면 위성미의 초청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애매한 촌평을 내놨지만 존 댈리(미국)는 "위성미에게 좋은 기회"라면서 "아마 LPGA 투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색다른 해석을 제시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우즈와 절친한 존 쿡(미국)은 "남자대회와 여자대회은 사과와 오렌지가 다르듯 아주 다른 것"이라며 "위성미가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 대회 출전은 다른 얘기"라고 반론을 폈다. 위성미와 함께 데이비드 레드베터 밑에서 동문수학을 하고 있는 찰스 하웰3세(미국)는 "위성미가 스폰서 초청으로 대회 출전권을 얻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면서 "예선을 거쳐 출전한다면 군말이 없을 것"이라고 은근히 대회조직위를 비난했다. 한편 우승자에게 다음주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주는 대회는 하위랭커들에게는 브리티시오픈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치열한 우승 각축이 예상된다. 나상욱(22.코오롱엘로드)과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도 브리티시오픈 출전 티켓을 노리고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