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의 연간 등록수부터 제한해야 한다."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용병 등록 인원수부터 제한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축구연구소는 4일 "프로구단들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최근 신인선수 선발의 드레프트제 전환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외국인 용병 수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부터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각 구단별로 5명까지 보유할 수 있었던 외국인 용병의 수는 올시즌부터 4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1년에 프로축구연맹에 등록할 수 있는 용병수는 제한이 없어 일부 구단들은 보유 가능 용병수의 2배 가까운 용병을 등록했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되돌려 보내고 대체용병을 등록시키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모 구단의 경우 1년간 9명의 용병선수를 프로연맹에 등록했었고, 8명의 용병이 들락거렸던 팀도 2개나 된다. 광주 상무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도 대부분 7명의 용병 선수가 등록됐었다. 물론 일부 팀들은 용병을 영입한 뒤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원소속 구단에서 다시 보내주는 대체용병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용병 교체기 동안에는 전력누수를 감수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용병의 활약여부에 '일희일비'하는 K리그의 상황에서 큰 '마이너스'가 아닐 수 없다. 이밖에 다른 K리그 구단으로 이적시켜 이적료를 챙기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팀별로 5명의 용병만 보유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2-3명의 용병들은 연봉만 챙기고 한국을 떠난 꼴이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용병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40만달러(약 4억원)의 연봉과 계약금 성격의 사이닝 보너스를 받았다. 올해 영입된 모 선수의 경우 이적료를 제외한 연봉과 보너스를 합쳐 104만달러(약 10억7천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시즌개막을 앞두고 주요 용병 공급처인 브라질 등에서는 K리그 구단간의 치열한 스카우트전이 펼쳐지면서 선수들의 몸값만 끌어 올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프로축구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시즌 초에는 일부 프로팀 감독들이 시즌개막 이후에도 '용병수입'을 위해 해외를 전전하며 벤치를 비우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축구연구소의 김덕기 사무총장은 "각 구단별로 1년에 보유할 수 있는 용병의 숫자뿐 아니라 1년간 등록할 수 있는 용병의 숫자부터 제한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팀별로 전문 스카우트를 양성해 확실한 용병만 수입한 뒤 부상 등 치명적인 상황일때만 교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 이를 통해 용병 수입과정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외화도 줄이고 또 실질적인 용병수의 제한을 통해 국내 선수들이 커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신문선 SBS축구해설위원도 "K리그 구단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실제 구단 운영에서 헛돈이 들어가는 부분이 없는 지부터 철저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