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 투수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과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는 영광과 환희의 순간도 있었지만 불명예 기록에 희생되는 불운도 맛봐야 했다. 김병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팀이 0-3으로 뒤진 4회초 2사 2루 볼카운트 2-1에서 상대 타자 크레이그 비지오의 오른쪽 팔목 부분을 맞히는 4구째 사구(死球)로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몸 맞는 공 신기록을 헌납한 것. 전날 콜로라도의 선발 투수 제이슨 제닝스의 공에 맞아 통산 267사구를 기록, 종전 최다기록 보유자였던 돈 베일러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비지오는 김병현의 몸 맞는 공에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김병현은 이날 경기에서 몸 맞는 2개를 저지르며 시즌 10호를 기록, 양대 리그를 통틀어 사구 부문에서 케이시 포섬(탬파베이 데블레이스)과 자크 그린케(캔자스시키 로열스.이상 9개)를 제치고 부문 1위에 올랐다. 또 지난 2001년과 2003년에 이은 3시즌 두 자릿수 사구의 불명예도 안았다. 지난 2001년 동양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뉴욕 양키스와의 4, 5차전에서 잇따라 9회말 2사 후 동점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던 악몽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김병현으로선 지우고 싶은 기록인 셈. 통산 100승 위업을 이룬 박찬호도 불명예 기록과의 악연이 김병현 못지 않다. 박찬호는 지난 99년 4월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한 타자(페르난도 태티스)에게 1이닝 연타석 만루홈런을 얻어맞는 진기록에 희생됐다. 또 2001년 올스타전 때 은퇴를 앞둔 `철인' 칼 립켄 주니어(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기분좋은 홈런을 맞은 박찬호는 그 해 10월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선 배리 본즈에게 시즌 71호와 73호를 잇따라 헌납, 한 시즌 최다홈런(73개) 경신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찬호는 또 현역 투수 중 통산 최다 몸 맞는 공 부문에서 8위(110개)에 랭크됐으나 이닝 대비 사구수에선 상위 10명 중 가장 많은 13.9이닝당 1개씩을 허용, 상대 타자들의 경계대상 1호 딱지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