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두산-롯데전에서 또 한번 불거진 심판의 오심이 프로야구 팬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당시 롯데 공격이던 7회초 1사 1, 2루에서 최준석의 안타 때 2루 주자 정수근이 홈으로 쇄도, 상대 포수 용덕한의 블로킹을 요리조리 피하는 과정에서 태그를 당했음에도 원현식 주심이 세이프를 선언, 득점으로 인정된 것. 용덕한은 태그아웃을 원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정수근의 현란한 주루플레이가 돋보인 `할리우드 액션'은 롯데가 5-0으로 크게 앞선 상황이라 그대로 묻혀 버렸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인터넷 홈페이지(www.koreabaseball.or.kr) 자유게시판에는 당시 TV 중계를 통해 오심임을 확인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김형석'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언제까지 어이없는 실수를 봐주고 넘어가야 하는 건가요"라며 국내 심판들의 자질 부족을 질타했다. 김 진씨도 "오심했으면 인정하고 번복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트라이크 판정도 엿장수 마음대로다. 동네야구 심판보다 못한 사람을 주심시키면 되겠느냐"며 자격 미달의 심판 퇴출론 주장까지 서슴지 않았다. 또 태그아웃이 됐음에도 득점을 인정받아 한 때 몸을 담았던 친정팀을 속이고 경기 후 뒤늦게 사실을 시인한 정수근이 대한 실망섞인 목소리도 많았다. 임석현씨는 "정수근이 OB와 두산에 있을 때와 FA로 롯데가서 폭행사건을 일으켰을 때도 응원했지만 어제 행동은 실망스럽다. 눈속임을 이용한 건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몇 년전 배구 슈퍼리그 때 김세진(삼성화재)은 심판이 현대 공격수가 때린 공을 아웃 선언했음에도 자신의 몸을 맞고 나갔다며 터치아웃을 인정했다"며 김세진의 페어플레이를 본받으라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일부 롯데팬들은 오심을 인정하면서도 태그 각도의 사각지대에 위치, 그 장면을 보지 못해 잘못된 판정을 내린 심판 동정론을 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눈뜬 장님'이 된 원현식 심판의 유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김찬익 KBO 심판위원장은 "원 심판이 위치를 잘못잡아 태그 장면을 못 본 것 같다. 포수의 등에 가려 있었고 정수근이 워낙 빨라 심판이 같이 움직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원 심판에게 주의를 줬다"며 오심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정수근의 원맨쇼와 2년차 포수 용덕한의 경험 부족, 원현식 심판의 긴장감 해이가 불러온 오심은 최근 잇단 판정 시비로 심판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아쉬움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