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가 올해로 60회를 맞은 US여자오픈(총상금 310만달러)에서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위성미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체리힐스빌리지의 체리힐스골프장(파71.6천74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1오버파 214타로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 모건 프리셀(미국)과 함께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2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했던 위성미는 마지막 4라운드만을 남겨두고 공동 1위로 나서 세계여자골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만약 위성미가 정상에 오른다면 지난 98년 박세리(28.CJ)가 세운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인 20세9개월7일을 무려 5년이나 앞당길 수 있다. 아마추어 선수로는 지난 1967년 대회 우승자 캐더린 라코스테 이후 두번째로 정상에 도전하는 것. 위성미는 2번홀과 4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대회 코스 가운데 가장 긴 539야드짜리 5번홀(파5)에서 특유의 장타력을 앞세워 2타만에 그린에 올라온 뒤 2퍼트로 마무리해 이날의 첫번째 버디를 잡아냈다. 7번홀(파4)에서도 2m짜리 버디퍼트를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균형을 맞춘 위성미는 8번홀(파3)과 11번홀(파5)에서 보기와 버디를 교환하며 이븐파 행진을 계속했다. 그러나 위성미는 16번홀(파4)에서 티샷과 두번째샷을 연달아 러프에 떨어뜨리며 3타만에 겨우 그린에 볼을 올렸고, 4.5m짜리 파퍼트마저 빗나가 보기를 추가했다. 이날 위성미의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50%로 부진했으나 대신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긴 263야드를 기록했고, 퍼트 감각을 되살려 홀당 평균 퍼트 수도 1.56개로 떨어뜨린 것이 선전의 원동력이었다. 위성미는 3라운드를 마친 뒤 "경기를 할 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지난 2일보다 훨씬 잘쳤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3라운드에 대해서는 매우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위성미는 "내일 우승할 수 있다면 아주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면서도 "하지만 정말로 우승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즐기고 있을 뿐이다. 경쟁을 계속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 내일도 좋은 플레이를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성미는 그러나 "우승을 하든 그렇지 못하든 간에 내일은 언더파를 쳐야한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까다로운 코스로 오버파 스코어가 속출하는 가운데 김주연(24.KTF), 조령아(21) 등 한국인 골퍼들의 상승세가 유독 빛났다. 김주연은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3개를 잡아 데일리베스트인 2언더파 69타를 쳐 중간합계 2오버파 215타로 선두그룹에 1타차 공동 4위에 올랐다. 신인 조령아도 이날 1타를 줄여 김주연과 함께 공동 4위. 또 1언더파 70타를 친 김영(25.신세계)은 합계 3오버파 216타로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라 역전 우승을 사정권에 뒀다. 송아리(19.하이마트)도 위성미와 마찬가지로 1오버파 72타로 선방해 합계 6오버파 219타를 기록,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라운드 공동 9위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한국 낭자군단의 선두주자 김미현(28.KTF)과 박세리가 동반 추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미현은 이날 5타를 잃어 공동 30위에 처졌고, 박세리는 5번홀(파5)에서 트리플보기를 저지르는 등 10오버파 81타를 쳐 하위권인 공동 56위로 떨어졌다.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오버파 73타를 치며 무난히 라운드를 마치기는 했지만, 중간합계 6오버파 219타로 선두그룹에 5타차로 뒤져 사상 첫 단일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전승 도전이 쉽지 않게 됐다. 소렌스탐은 그러나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18홀이 더 남았다.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소렌슬렘'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실제로 소렌스탐은 10년 전인 95년 US여자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멕 말론(미국)에 5타차로 뒤지다 마지막날 극적인 역전 우승을 펼치며 전성시대를 열었었다. 한편 17세 소녀 프리셀과 위성미가 공동선두에 오른 것을 비롯해 신인왕 후보 1순위인 18세의 폴라 크리머(미국)도 선두에 1타차 공동 4위에 올라 이번 대회의 신예 돌풍을 이어갔다. 반면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스터플스(32)는 이날 8번홀까지 보기만 3개에 그치다 9~14번홀에서 6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2언더파 69타를 치며 선두그룹에 합류, 10대 소녀들에 맞서 30대의 자존심을 지켰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