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투혼'을 불사른 박성화호 막내 스트라이커 신영록(18.수원)이 2005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팀 1호골을 신고하며 희망을 쐈다.


신영록은 13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에서 열린 대회 F조 조별리그 1차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비록 1-2로 역전패하기는 했지만 전반 25분 상대 골키퍼의 몸에 맞고 흘러나온 볼을 차넣으며 선제골을 뿜어 공격수로서 제몫을 톡톡히 했다.


신영록은 대회 개막에 앞서 지난 8일 실시한 온두라스와의 최종 평가전 선제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뿜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게 됐다.


지난달 14일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턱을 다쳐 네덜란드행이 거의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도 안면 보호대를 맞춰가며 출전을 강행한 불굴의 의지가 빛을 발한 순간.

마치 지난 2003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대회 때 쇄골 골절을 딛고 골까지 넣었던 최성국(가시와)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듯했다.


불과 나흘 전까지만 해도 헤딩을 할 수 없었다는 신영록은 이날 경기에서 절대 몸을 사리지 않고 특유의 저돌적인 몸싸움을 벌이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190㎝의 장신 수비수 필리프 센데로스(아스날)에 밀리지 않고 헤딩 경합을 벌여 박주영(서울)에게 초반 몇 차례 좋은 찬스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투톱에서 스리톱으로 전술이 바뀐 후반에도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박주영, 김승용(서울) 대신 신영록을 삼각편대의 꼭지점인 최전방 자리에 포진시켜 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경기는 패했지만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신영록의 표정에서는 주눅들거나 상대팀에 위압감을 느낀 듯한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신영록은 "골을 넣고 곧바로 실점해 아쉬웠다"면서도 "왠지 모르게 제가 유럽 스타일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만족스러워했다.


신영록은 또 특급 유망주 센데로스와 공수대결을 벌인 소감에 대해 "우리 팀(수원 삼성)에 크로아티아 용병 수비수 마토가 있는데 그 선수와 비교해 센데로스가 더 못한 것 같다"며 소속팀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박주영, 김승용 등 동료 공격수들이 혼자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에도 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영록의 득점포가 더욱더 위력을 떨칠 수 있을 전망이다.


(에멘<네덜란드>=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