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사상 첫 그랜드슬램 달성에 5부 능선 격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이틀째 단독선두로 나서며 대회 3연패를 향해 질주했다. 소렌스탐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6천486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뿜어내 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전날 공동선두에 1타 뒤진 공동4위에 올라 코스 탐색전을 무사히 마친 소렌스탐은 이날 작심한 듯 강력한 드라이브샷과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끝에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소렌스탐은 이로써 LPGA 투어 65년만에 메이저대회 3연패라는 대기록 수립에 청신호를 밝혔으며 연간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신기원 달성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13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라는 LPGA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 소렌스탐이 그나마 손쉬운 버디 퍼트를 몇차례 놓치는 퍼팅 부진 때문에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한 것이 추격자들에게는 행운이었다. 최근 캘러웨이와 2010년까지 5년간 계약을 연장한 소렌스탐은 "대단한 하루였다"며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1라운드에서 공동선두로 나섰던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가 2언더파 70타를 쳐 소렌스탐에 2타 뒤진 2위에 올라 추격을 실마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같은 공동선두였던 나탈리 걸비스(미국)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쳐 3타차 3위로 내려 앉았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것은 국내 상금왕 출신의 베테랑 정일미(33.기가골프). 올들어 한번도 '톱10' 입상은 커녕 20위 이내에도 들지 못했던 정일미는 4언더파 68타의 불꽃타를 휘둘러 합계 5언더파 139타로 공동4위로 뛰어 올랐다. '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는 1타를 줄여 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9위를 지켜 메이저대회 연속 '톱10' 입상 가능성을 높였다. 장타력과 아이언샷 정확도에서 소렌스탐에 못지 않은 기량을 뽐낸 위성미는 그러나 언제나 발목을 잡았던 퍼팅 난조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위성미는 "11번홀에서 3퍼트를 한 뒤부터 퍼팅 스피드를 조절하지 못했다"며 "내일은 퍼팅에 신경 좀 써야겠다"고 말했지만 대회 때마다 되풀이된 그린에서의 실수가 사라질 지는 미지수. 첫날 무더기로 '톱10'에 진입해 희망가를 불렀던 한국 선수들은 정일미와 위성미를 제외하고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4타를 줄인 김영(25.신세계)과 1언더파 71타를 친 이미나(24)이 공동11위(3언더파 141타)에 올라 10위 이내 진입을 타진했고 홀인원을 기록한 박희정(25.CJ)과 장정(25), 그리고 새내기 손세희(20), 임성아(21.MU) 등이 2언더파 142타로 공동16위에 포진했다. 이날 박희정이 3번홀(파3.145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작성한 홀인원은 대회 첫번째. 박희정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나탈리 걸비스(미국)는 "버디를 잡았는데 다음 홀 오너를 놓쳤다"고 농담을 건넸다. 박세리(28.CJ)는 6오버파 78타라는 부진 끝에 합계 9오버파 152타로 컷오프됐고 박지은(26.나이키골프)도 기권했다. 이로써 박세리는 올들어 4번째 컷오프를 당했으며 특히 98년 데뷔 이후 28개 대회 동안 이어져온 메이저대회 컷통과 행진이 중단됐다. 박세리는 98년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인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지난 4월 나비스코챔피언십까지 메이저대회에서는 한번도 컷오프된 적이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