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전 대승으로 한국 축구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이번에는 아우들이 또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20세이하(U-20) 한국청소년대표팀은 오는 13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스타디움에서 유럽의 복병 스위스를 상대로 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스위스의 뒤를 이어 아프리카 챔피언 나이지리아,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최강' 브라질이 버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놓쳐서는 안될 승부다. 박 감독도 "첫 게임인만큼 결승과 다름없는 중요한 경기"라며 이번 스위스전을 조별리그 통과의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 파크랜드컵 부산국제청소년대회에서 주춤했던 박성화호는 일단 지난 8일 네덜란드 니메겐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최종 평가전을 2-1로 승리해 기세를 되찾은 상태. 더군다나 공수의 핵심 멤버 박주영(서울)과 김진규(이와타)가 10일 드디어 팀에 합류해 뒤늦게나마 정상 전력을 구축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특히 박주영은 A매치 데뷔전과 두번째 경기에서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자못 기대가 크다. 박 감독은 "아직 스리백을 쓸지 포백을 쓸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봐가면서 시합 전날에 확실히 정할 것"이라고 했지만 "포백 수비가 조직력을 강화하고 미드필드 싸움을 조직적으로 할 수 있다"며 4-4-2 포메이션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이 경우 공격의 선봉장은 성인무대를 접수하고 돌아온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과 '마스크맨' 신영록(수원), 투톱이 맡게 된다. 턱 골절상을 이기고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네덜란드에 따라온 신영록은 온두라스전에서 골맛을 본 데다 헤딩도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 선발출전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박주영은 최근 일주일 동안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를 이동하며 A매치 2경기를 풀타임으로 치러 체력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이 안타깝다. 박주영의 복귀로 팀 동료 김승용(서울)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대신 오른쪽 날개를 맡아 측면돌파와 정교한 크로스 올리기에 주력하게 된다. 왼쪽 미드필더 자리는 백승민(연세대)이 찜해놓은 상황. 플레이메이커 백지훈(서울)이 변함없이 중원을 지키는 반면 파트너 오장은(대구)은 미드필더 대신 안태은(조선대)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자리를 옮긴다. 박 감독은 "4-4-2를 쓴다면 황규환(수원)이나 이요한(인천)을 백지훈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생각"이라며 오장은의 위치 변경에 따른 대안을 밝혔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박희철(홍익대)-김진규-이강진(도쿄 베르디)-오장은이 이루고 191㎝의 장신 골키퍼 차기석(전남)이 수문장을 맡을 예정. 만약 스리백을 가동할 경우 박 감독은 지난 1월 카타르 초청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신영록-김승용의 투톱에 박주영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는 3-4-1-2 전술을 펼치게 된다. 이 경우 김진규-이요한-이강진에게 스리백 수비의 임무가 맡겨진다. 이에 맞서는 스위스는 지난 2002년 U-17유럽청소년선수권 우승멤버들을 주축으로 높이와 조직력을 갖춘 팀을 구성,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필리프 센데로스, 요한 주루(이상 아스날), 레토 지글러(토튼햄), 요한 볼란텐(브레시아), 트란킬로 바르네타(하노버96) 등 빅리그에서 활약중인 유망주들도 즐비한 팀. 사상 처음으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본선에 진출한 스위스는 이들 '황금세대'를 앞세워 처녀출전에서 기적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에멘=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