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의 고리를 끊자.' 오는 9일(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카즈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은 한국이 30년 묵은 '쿠웨이트 징크스'를 털어낼 절호의 기회다. 쿠웨이트는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0-3으로 대패해 분위기가 좋지 못한 상황.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박주영(서울)의 상승세와 '중동킬러' 이동국(포항)의 득점포가 또다시 터져나올지도 관심사다. 다음은 한국-쿠웨이트전 관전포인트. ◆역대전적 동률 이루나= 한국의 쿠웨이트 상대 A매치 역대전적은 7승3무8패로 다소 열세다. 2차례 이상 맞붙어본 아시아 국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3승5무4패)와 쿠웨이트만이 한국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72년 아시안컵에서 쿠웨이트에 1-2로 패해 첫 단추를 잘못 꿴 한국은 80년대와 90년대 동안 여러차례 좌절을 맛보며 '쿠웨이트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최근 전적만 놓고보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한국은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열린 2004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를 4-0으로 대파하며 8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지난 2월 서울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도 2-0으로 이겨 상대전적 2연승을 기록중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일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면 사상 처음으로 쿠웨이트전 3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상대전적 8승3무8패로 동률을 이룰 수 있다. 더구나 쿠웨이트는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주전 미드필더 2명이 레드카드를 받아 이번 한국전에 나설 수 없는 불리한 처지다. 쿠웨이트는 사우디전 대패의 책임을 물어 슬로보단 파브코비치 감독을 경질하고 모하메드 이브라힘 전 감독을 다시 사령탑에 앉히는 응급처방을 내렸지만 시간이 촉박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주영, A매치 2경기 연속골 뽑아내나=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화려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2경기 연속골을 뽑아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역대 축구스타 가운데 A매치 데뷔전과 두번째 경기에서 연속으로 골을 성공시킨 선수는 최순호, 김주성, 정재권, 이천수 등 4명에 불과하다. 만약 박주영이 이 같은 연속골 행진을 펼쳐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내년 독일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박주영이 골을 통해 자신감과 경기 감각을 한껏 끌어올린다면 오는 10일 개막하는 2005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국, '쿠웨이트 천적' 이름값 하나= 2002한일월드컵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한동안 방황했던 이동국이 부활의 나래를 펼친 것은 바로 지난해 7월 아시안컵 쿠웨이트전부터. 조별리그 2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뽑아 득점포를 조율한 이동국은 쿠웨이트와의 3차전에서도 혼자 2골을 터뜨리며 4-0 대승을 견인,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이동국은 이어 지난 2월 열린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뽑아 쿠웨이트를 침몰시킨 바 있다. '중동킬러'로 불리는 이동국이 이번에도 득점포를 뿜어낼 수 있다면 쿠웨이트전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셈이다. ◆한국 축구 원정징크스 씻을 수 있나= 안방과 원정에서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왔던 한국 축구가 '원정징크스'를 털고 오랜만에 해외에서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올해도 본프레레호는 사우디아라비아전 0-2 패배, 우즈베키스탄전 1-1 무승부로 아직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상태. 한국은 지난 2003년 오만에서 열린 아시안컵 2차예선에서 베트남과 오만에 0-1, 1-3으로 연패했고, 지난해 3월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원정경기에서도 당시 세계랭킹 142위의 몰디브와 0-0으로 비기는 등 최근 들어 집밖에만 나가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