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이 9일(이하 한국시간) 밤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6천486야드)에서 열린다. 지난 55년 창설돼 올해 51회째를 맞는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은 US여자오픈에 이어 LPGA투어에서 두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과 권위의 대회다. 올해 대회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미국 남녀프로골프 사상 첫 단일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의 두번째 관문이라는 점에서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이 남다르다. 이미 4개 메이저대회를 각각 한차례 이상씩 모두 제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18홀 59타, 4년 연속 상금왕, 통산 60승, 그리고 현역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 등 웬만한 기록은 모두 세운 소렌스탐은 올들어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 목표라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압도적인 타수차로 가볍게 우승컵을 차지한 소렌스탐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그랜드슬램 가능성을 타진한다. 소렌스탐의 우승 여부에 눈길이 쏠린 이 대회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소렌스탐 사상 첫 그랜드슬램 5부 능선 넘나 LPGA 투어에서 단일 시즌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은 베이브 자하리아스와 샌드라 헤이니가 한번씩 달성했지만 당시에는 메이저대회가 2개 또는 3개 밖에 없었기에 사실상 한번도 없었던 셈. 소렌스탐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의 5부 능선을 넘게 된다. 올해 소렌스탐의 기세로 볼 때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소렌스탐은 올들어 7개 대회에 출전해 5승을 쓸어담는 등 독주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장타력에 정교한 아이언샷, 그리고 냉정한 경기 운영 등 기량면에서 소렌스탐은 LPGA 투어 선수들에게는 '외계인' 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 소렌스탐의 우승을 저지할 마땅한 대항마가 없다는 점도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여주고 있다. 올해 LPGA 투어에서 소렌스탐이 출전한 대회에서 소렌스탐을 제치고 우승한 선수는 단 2명.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자 크리스티 커(미국)는 소렌스탐이 1라운드 최악의 스코어로 제풀에 주저 앉은 덕을 톡톡히 봤고 코닝클래식에서는 소렌스탐이 감기 몸살로 악전고투하는 행운이 강지민(25.CJ)에게 우승컵을 안겼다. 때문에 이번 대회 소렌스탐의 우승 여부는 소렌스탐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소렌스탐은 2003년에 이어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이 대회 코스가 전혀 생소한 곳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변수다. 18년 동안 이 대회가 열렸던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골프장 대신 올해 새로 대회장소로 선정된 불록골프장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아주 심한데다 정확한 샷을 구사하지 못하면 쉽게 어려움에 빠지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소렌스탐은 "지난 2차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듀폰골프장이 아니라서 좀 섭섭하다"면서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한국 낭자군 부활의 노래 부르나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은 한국 낭자군에게는 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인연이 깊은 대회다. 박세리(28.CJ)가 미국 진출 첫 우승을 이뤄낸 대회가 바로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당시 박세리는 데뷔 첫 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박세리는 2002년에도 이 대회를 제패해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한 2승 기록을 세웠다. 2003년 대회에서는 박지은(26.나이키골프)이 소렌스탐과 연장 승부까지 벌이는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고 작년에는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이 준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작년에는 박지은이 3위에 오르는 등 한국선수 5명이 '톱10'에 입상하면서 한국 선수들이 강한 면모를 보였던 대회다. 때문에 강지민의 우승으로 무승 행진에서 탈출한 한국 낭자군이 부활의 샷을 날리기에 적당한 무대. 한국 선수는 이 대회 출전 선수 150명 가운데 16%에 이르는 24명이 나서 '벌떼작전'을 벌인다. 슬럼프에 빠져 있는 박세리와 박지은의 부활 여부에도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박세리, 박지은 등 단 2명 뿐인 가운데 세번째 메이저 왕관을 쓸 한국 선수가 누구냐도 관심거리. '메이저 우승을 필생의 과업'으로 꼽고 있는 김미현(28.KTF)과 함께 3번째 메이저퀸에 가장 근접했다는 한희원(27.휠라코리아), 그리고 안시현, 박희정(25.CJ), 김초롱(21)에다 상승세가 뚜렷한 강지민과 장정(25) 등이 후보군이다. 이와 함께 신인왕 레이스에서 선두 폴라 크리머(미국)를 쫓고 있는 김주미(21.하이마트), 이미나(23), 임성아(21.MU) 등 새내기들의 반란도 기대할만 하다. 또 작년 한국 상금왕 자격으로 초청을 받은 송보배(19.슈페리어)와 '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도 한국 낭자군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