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구타파문,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소집거부 파문,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촌 퇴출파문, 빙상연맹 고위 간부 금품수수 파문... 지난해말 한국 체육계를 뒤흔들었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구타파문 이후 한국 동계스포츠의 '메달 텃밭' 쇼트트랙이 말그대로 '바람 잘날' 없는 스캔들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을 250여일 앞두고 태릉 선수촌에서 퇴촌 당한 뒤 춘천링크에서 훈련중인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박세우 감독은 금품수수 사건이 보도된 이후 "깜깜합니다"라며 현재 심정을 솔직히 표현했다. 남자 대표팀의 선수촌 퇴촌 파문 이후 사령탑을 이어받은 박 감독은 지난 3일부터 남녀 대표팀 선수들을 모두 이끌고 춘천에서 맹연습에 돌입했다. 하지만 훈련을 시작한 지 한 달도 못 돼 이번에는 빙상연맹 간부가 쇼트트랙 대표선수 선발과정에서 금품수수를 했다는 혐의가 드러나면서 또 한번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 더욱이 금품수수와 관련돼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가 현재 춘천링크에서 다른 대표 선수들과 훈련중이어서 분위기는 더욱 경직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박 감독은 "올림픽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이 잘 되나 했는 데 선수들이 영향이나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며 말끝을 흐렸다. 박 감독은 이어 "여기와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모두 하고 있다"며 "하지만 링크 사정으로 오전에 2시간 밖에 쓸 수 없는 데다 오후에는 지상훈련 밖에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선수촌을 떠난 열악한 훈련환경에 대해 토로했다. 특히 다른 대표선수들이 태릉 선수촌의 균형잡힌 영양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있는 동안 쇼트트랙 대표선수들은 숙소 인근의 식당을 전전하며 하루 세끼를 때우고 있다. 더욱이 아이스링크는 물론 숙소에도 웨이트트레이닝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러닝 위주의 기초 체력훈련 밖에 할 수 없는 처지다. 빙상연맹에서도 대표팀의 고충을 고려해 선수촌 재입촌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중이지만 언제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는 게 박 감독의 설명이다. 한때 동계종목 최고의 '효자종목'에서 어느새 '사고종목'으로 매도되가고 있는 쇼트트랙의 현실을 스포츠팬들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어 뼈를 깎는 자성이 다시한번 요구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