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가 살아났으니 이제 꼴찌 탈출도 머지 않았다" 김진우(22.기아)가 눈부신 역투로 '황금팔'의 부활을 알리며 꼴찌로 전락한 팀의 재도약에 한 줄기 서광을 비췄다. 김진우는 2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05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0개나 솎아내며 3안타 4사사구,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고 12-1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10월1일 현대전 이후 7개월23일 만의 '가물의 단비'같은 승리였다. 김진우는 이날 3회까지의 경기 초반에는 투구 밸런스가 맞지 않아 제구력이 흔들리며 고전했으나 경기가 진행될 수록 최고 149㎞에 달하는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끈끈한 두산 타선을 농락했다. 김진우는 1회 초 선두 장원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등 볼넷 2개와 수비 실책으로 1사 만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득점권 타율 1위 안경현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문희성마저 볼카운트 0-3에서 연속 스트라이크 3개를 꽂아넣어 꼼짝 못하게 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위기가 지나가자 기아 타선은 1회 타자 일순하며 마해영이 투런 홈런, 김종국의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대폭발했고, 어깨가 한층 가벼워진 김진우는 3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며 불을 끈 것이 최대의 위기일 정도로 상대에 이렇다할 찬스를 내주지 않는 완벽투를 과시했다. 특히 6회엔 빠른 직구 하나만으로 김동주-고영민-김창희로 이어지는 상대 중심 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이날의 백미를 연출하기도. 체중 감량에 따른 컨디션 난조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김진우는 올 시즌 11차례 등판에서 단 1세이브(2패)만을 기록하며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했지만 지난 18일 청주 한화전부터 부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진우는 당시 비록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8⅓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곁들이며 6안타, 1실점의 호투로 부활에 청신호를 켠 것. 당시엔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아쉽게 승수를 올리진 못했지만 이날 기아는 이종범이 4타수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는 등 고참을 중심으로 타선이 폭발하며 모처럼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과시했다. 그동안 기아의 최대 고민 거리는 투수가 호투하면 타선이 안터지고, 타선이 활발한 날엔 투수가 무너지는 투타 밸런스의 부조화였다. 하지만 김진우의 부활로 리오스-김진우-이동현으로 이어지는 원투스리 펀치가 안정되고, 타선도 서서히 본래의 무게감을 회복하며 이제 톱니 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분위기. 따라서 최근 2주간 5할 승률을 달성한 기아는 내친 김에 주중 성적을 4승2패까지 끌어올리면 불과 2.5게임차 밖에 나지 않는 4위권 진입도 먼 일 만은 아니라고 고무돼 있다. 한편 기아의 재도약을 두 어깨에 짊어져야 할 김진우는 이날 경기 후 "그동안 팀 마운드에 힘이 되지 못하고 걱정만 끼쳤다"면서 "하지만 이제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 만큼 맥없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