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가 연일 관중 동원 신기록을 세우며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좁은 국토와 적은 인구를 가진 한국의 상황에서 축구와 야구, 농구 등의 프로스포츠가 공존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기존 분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올해는 유례없는 스포츠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이같은 프로스포츠의 흥행 성공은 비록 출범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관중을 배려하는 각 구단들의 마케팅에 대한 인식 변화,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등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2002년한일월드컵대회를 기점으로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 반짝 열기에 그쳤던 프로축구는 올해 FC 서울에 입단한 박주영이라는 천재 스트라이커의 등장으로 연일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5일 개막한 2005 삼성 하우젠 K리그 6경기에 관중 11만8천434명이 입장해 올해 K리그 누적관중은 컵 대회 78경기, 정규리그 개막전 6경기 등 총 84경기를 포함해 110만7천86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5번째 최단기간 100만 관중 돌파 기록이다. 관중 몰이에는 무엇보다 `박주영 효과'가 컸다. 텅빈 관중석으로 을씨년스런 풍경을 연출했던 부산 아이파크의 경우 박주영이 나오는 경기에는 2만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또한 김진용(울산 현대), 이동국(포항 스틸러스) 등 토종 스타들이 활약을 펼치면서 관중을 끌어 모았고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 허정무 전남 드래곤즈 감독 등의 지략 대결도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의 박용철 홍보.마케팅부장은 "국내 선수의 활약과 스타 감독들의 대결이 흥행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지만 무엇보다도 구단들의 마케팅에 대한 인식 이 크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 선수들의 해외 진출 등으로 관중수 감소세를 보였던 프로야구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15일까지 벌어진 올 시즌 141경기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모두 111만448명으로, 지난 해 동일 경기수 관중 76만7천190명 보다 45%나 늘었다. 경기당 평균 관중수도 지난 해 5천441명에서 올해 7천876명으로 증가했고 입장수입도 31억7천956만575원에서 42억9천215만8천350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폭발적인 관중 증가의 이유는 3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가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가 연일 명승부를 펼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스타 군단'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18경기에 모두 13만3천367명의 관중이 들어 전년 동기(6만6천629명)에 비해 배가량이 늘었다. KBO는 현재 경기당 평균관중이 7천876명에 이르는 추세를 감안, 페넌트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모두 385만 관중이 들어 지난 99년(322만624명)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총관중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의 비시즌을 공략해온 프로농구도 관중수 동원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프로농구의 2004-2005시즌 관중수는 정규경기(올스타전 포함)와 플레이오프를 합쳐 110만9천793명(289경기)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한국농구연맹(KBL)은 밝혔다. 이같은 관중수는 2001-2002시즌에 110만410명을 기록한 이후 최다 관중기록이며 전 시즌의 105만1천598명과 비교해 5.5% 증가한 수치다. KBL 관계자는 "올 시즌에는 자유계약제를 통해 수준높은 외국인 선수가 영입됐 고 SBS의 15연승 등 풍성한 기록들이 나와 관중을 매료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올해 출범한 프로배구도 남자부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빅매치를 중심으로 많은 관중이 몰려 성공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속에서도 프로스포츠는 높아진 경기 수준과 함께 주5일 근무제 확산의 영향으로 국민들이 여가를 활용할 수 있는 이벤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