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럼프에 허덕이던 박세리(28.CJ)가 올들어 처음 60대 타수를 때려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박세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스톡브릿지의 이글스랜딩골프장(파72.6천37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박세리가 60대 타수를 친 것은 올들어 처음. 칙필A채리티챔피언십까지 모두 6개 대회에 출전한 박세리는 나비스코챔피언십 2, 3라운드에서 70타씩을 친 것이 가장 낮은 타수였다. 시즌 첫 대회였던 마스터카드클래식 3라운드에서 78타를 쳤던 박세리는 나비스코챔피언십 1라운드 77타, 4라운드 76타를 각각 기록하는가 하면 한달 동안 쉬었다 출전한 프랭클린아메리칸모기지챔피언십 첫날에는 81타를 내는 망신을 당했었다. 지난주 미케롭울트라오픈에서도 박세리는 첫날 79타에 이어 2라운드 75타로 컷오프됐다. 박세리가 60대 타수를 낸 것은 지난해 10월30일 CJ나인브릿지클래식 2라운드에서 66타를 친 이후 거의 7개월만이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잡아내고 보기 2개를 곁들인 박세리는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로 공동1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평균 250야드에 육박하는 드라이브샷이 전날에 비해 흔들려 페어웨이 안착률이 50%에 그쳤지만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77.8%까지 높아지는 등 전성기 때 기량을 선보인 박세리는 28개의 퍼트로 18홀을 마무리, 퍼팅 감각도 서서히 되찾는 모습. 특히 5번홀(파4)에서는 두번째샷을 그대로 홀에 꽂아넣은 이글을 뽑아내 행운도 따랐다. 박세리가 부활 조짐을 보였지만 한국 선수들은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기세에 눌려 우승 경쟁에는 뛰어 들 엄두도 내지 못했다. 장정(25)과 새내기 임성아(21.MU)가 나란히 이틀 연속 2언더파 70타를 치는 꾸준한 플레이로 공동6위(4언더파 140타)에 오른 것이 돋보였지만 이날 하루에만 8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3언더파 131타로 일방적인 독주를 펼친 소렌스탐과 우승 경쟁을 벌이기에는 타수차가 너무 컸다. 소렌스탐은 보기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를 쓸어담는 완벽한 플레이로 2위 헤더 보위(미국. 137타)를 6타차로 따돌리고 단독선두에 나서 시즌 4승을 예약했다. 그러나 소렌스탐은 "아직 이틀이나 남았다"며 방심하지 않겠다고 했다. 신인 조아람(20.니켄트)이 3언더파 141타로 공동11위에 올라 '톱10' 입상 가능성을 높였고 김주미(21.하이마트), 그리고 김주연(24.KTF) 등이 박세리와 함께 공동16위(2언더파 142타)를 달렸다. 첫날 한국 선수 가운데 선두 그룹에 올랐던 김미현(28.KTF)은 74타로 부진, 공동27위(1언더파 143타)로 내려 앉았고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박지은(26.나이키골프)과 한희원(27.휠라코리아)은 1타씩을 더 잃어 합계 2오버파 146타로 공동56위까지 밀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