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랄만한 카드가 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8일 K리그 그라운드를 찾아 취재진에게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때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10일 발표된 본프레레호 명단을 살펴보면 '깜짝 카드'는 생애 처음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공격수 김진용(23.울산 현대)과 수비수 김한윤(31.부천 SK)이 단연 손꼽힌다. 이춘석 대표팀 코치는 "김진용은 본프레레 감독이 잠재력을 내다보고 뽑았다. 김한윤도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선수"라고 말했다. 한양대 3학년을 마치고 지난 시즌 K리그에 발을 들인 김진용은 지난해 김호곤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대표팀에 뽑혔던 '될성부른 떡잎'. 그러나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6개월 가량 재활에 매달 리는 바람에 정작 올림픽 본선 무대에는 나서지 못한 채 동료들이 올림픽 8강에 진출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봐야만 했다. 김진용은 그러나 시련기가 끝나고 올 시즌이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연일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K리그의 토종 신예 돌풍을 이끌었고 박주영(FC서울)과 함께 6골로 컵대회 득점순위 공동 2위에 올랐다. 울산 김정남 감독은 "헤딩력, 골 감각, 스피드, 문전 순간 동작 등 공격수로서 능력은 빠지는 게 없고 근성과 집중력까지 갖췄다. 90분 간 완급을 조율하는 능력만 키우면 대성할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김진용은 안정환(요코하마), 이동국(포항),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박주영 등이 포진한 공격 라인에서 당장 주전을 보장받기는 힘든 상황.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이 범상치않은 모습을 눈여겨봐둔 만큼 '조커'로 한두번의 기회를 포착할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른줄에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김한윤은 K리그의 '숨은 진주'. 지난 97년 광운대를 졸업하고 부천에 입단해 잠시 포항으로 적을 옮겼다가 다시 돌아온 김한윤은 팀이 하위권에 맴도는 바람에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탄탄한 실력과 경험을 갖춘 수비의 핵이다. 월드컵대표팀 코치 경력이 있는 부천 김현태 코치는 "빠르지는 않지만 수비에서 미드필더진으로 올려보내는 패싱력이 탁월하다.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수비수가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볼 때 부상 수비수가 많은 현 대표팀에 적격인 선수"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우리 팀에 숨겨진 보석이 있는데 한번 보라고 권유했었다"고 덧붙였다. 95년 올림픽대표팀에 잠시 몸담았던 것 외에는 대표 경력이 없는 '늦깎이 태극전사' 김한윤이 본프레레호 최대 취약점으로 꼽히는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데 어떤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