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냐, 후인정이냐, 김세진이냐. 삼성화재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르며 프로배구 원년리그가 막을 내린 가운데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 향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장 강력한 MVP 후보는 한국 배구 최대 거포인 이경수(LG화재)다. 팀이 정규리그 3위에 그치고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에 완패를 당했지만 개인 성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규리그에서 득점(521점)과 후위공격(55.59%), 서브(세트당 0.27) 부문 1위에 올랐다. 팀이 구타 파문에 휘말리고 정규리그 막 바지부터 체력이 바닥났지만 공격 횟수가 웬만한 공격수의 두 배인 471회에 달할 정도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었다. 여기에 후인정(현대캐피탈)도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개인성적으로는 공격(50.29%)과 오픈 공격(50.29%), 시간차 공격(73.47%) 등에서 1위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팀도 정규리그 정상에 올라 후인정에게 탄력을 주고 있다. 노장으로서 젊은 후배들을 이끌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한 후인정은 후반리그 들어 압도적인 표차로 이경수를 따돌리고 '4월의 MVP'에 선정되며 기염을 토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MVP까지 수상한 김세진도 다크호스다. 한물 갔다는 평가를 무색케 하며 전성기 못지 않은 점프력과 강스파이크로 삼성화재의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팀 공헌도는 높았지만 개인성적이 공격(51.25%) 3위, 후위공격(52.34%) 2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은 것이 약점. 이미 MVP 투표가 끝난 상태라 챔피언결정전의 대활약이 반영되지 않는 점도 불리하다. 여자부 MVP는 정대영(현대건설), 한송이(도로공사), 최광희(KT&G), 김민지(GS칼텍스) 중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주전 센터인 정대영은 정규리그 득점상과 블로킹상, 수비상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공수에서 골고루 맹활약해 MVP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다. 13년만에 무관의 한을 풀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컵과 MVP를 한꺼번에 손에 쥔 최광희도 강력한 후보다. 득점 3위에 오르는 등 공격 전 부문에서 골고루 활약했다. 한송이는 팀에서 최고 득점을 올리며 도로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직행에 앞장섰고, '여자 이경수' 김민지는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강스파이크로 여자 배구 최고 거포 자리를 예약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남자부 신인상은 하현용(LG화재)과 신영수(대한항공)로 압축되고 있다. LG화재 주전 자리를 꿰찬 하현용은 속공 6위, 블로킹 9위에 올라 신인왕 '0 순위'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신인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 신영수도 라이트에서 센터로 전환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특별한 성적이 없고 팀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것이 흠이다. 여자부 신인상 후보로는 황연주(흥국생명)가 독보적이다. 팀이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팀의 주포로 득점 7위(230점), 후위공격(29.94%)과 서브(세트당 0.31) 1위에 오르는 위력을 떨쳤다. 오현미(도로공사)도 단신(175㎝)임에도 알토란 같은 공격력을 보여줘 가능성을 보였고 이진희(현대건설)도 파워 넘치는 강타를 선보이며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공헌해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