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구권대회 첫 타이틀을 따서 너무 기뻐요.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이 어깨 부상과 부담을 떨칠 수 있는 큰 힘이 됐어요" 제48회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월드컵.아시안게임)을 달성한 `탁구여왕' 장이닝(중국.세계 1위)은 무엇보다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세계선수권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린 게 무엇보다 기쁘다. 지난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5년 가까이 `탁구여제'로 군림하던 선배 왕난(세계 2위)을 꺾고 금메달을 따며 세계 1위가 된 장이닝은 유독 세계선수권에선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곤 했다. 99년 에인트호벤 대회에선 왕난과의 결승 대결에서 고배를 마셨고 2001년 오사카 대회 역시 4강에서 만난 왕난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또 세계 최강자로 이름을 날리던 2003년 파리 대회 때도 하강곡선을 그리던 왕난에게 결승에서 덜미를 잡혀 3관왕(단식.복식.혼합복식)에 오른 왕난을 부러운 모습으로 바라봐야 했다. 하지만 장이닝은 안방에서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징크스를 말끔히 털어냈다. 단식 결승 상대였던 동료 궈얀에게 첫 세트를 내주고도 결국 4-2의 극적인 역전승을 낚아 명실상부한 세계선수권 최강자로 우뚝 선 것. 지난해 월드컵 우승과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2관왕(단식.복식)에 이어 세계선수권 타이틀까지 차지함으로써 그랜드슬램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또 다른 그랜드슬래머(2000시드니올림픽.2001.2003세계선수권.2003월드컵 우승)인 왕난이 한국의 `신예' 문현정(삼성생명)에게 32강에서 고배를 마셔 대회 3연패가 좌절된 것과 달리 세계 정상에 올라 탁구여왕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었다. 키 167㎝, 52㎏의 군살없는 몸매에 오른손 셰이크핸드의 안정된 백드라이브와 빠른 공격전환, 침착한 경기운영 등 흠 잡을 데 없는 최상의 기량을 자랑하는 장이닝은 여자복식에서도 왕난과 호흡을 맞춰 4강에 진출, 대회 2관왕 기대까지 품을 수 있게 됐다. 장이닝은 그러나 "지금부터 모든 영광은 과거로 남게 될 것이다. 나는 왕난의 후계자가 아니라 동료이면서 좋은 친구일 뿐이다"라며 32강 탈락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왕난을 위로한 뒤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2연패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