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알링턴 구장에 추신수가 나타나자 기자실의 일부 텍사스 레인저스 담당 야구 기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한국인으로 최희섭 말고 또 다른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다는데 대한 놀라움의 표시였다.

그러나 '얼마나 좋은 타자인가'라며 스타일과 특징 등을 묻던 이들은 '원래 포지션이 우익수'라는 대답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화제를 돌렸다.

아무리 좋은 타자라도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22일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메이저리그 경력 6일. 2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대타로 나와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추신수(23ㆍ시애틀 매리너스)는 아직 자신의 메이저리그 생애 첫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날 이후 아직 경기에 출장한 적이 없는 탓이다.

추신수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시애틀 주전 우익수 스즈키 이치로 때문.
승부가 초반에 갈릴 경우 대부분 팀의 슈퍼스타는 휴식을 위해 경기에서 빠지며 벤치에 출장 기회를 주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치로의 경우 매해 최다 안타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함부로 경기에서 빠질 수 없다.

중견수 제레미 리드의 경우도 아직 신인이라 보다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빠질 수 없는 형편. 그렇다고 이제 수비 훈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좌익수로 추신수를 기용할 수도 없다.

결국 대타로 나설 기회를 잡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지만 추신수는 아직도 팀의 막내. 그 설움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외야에서 캐치볼을 할 때에도 타석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공이 가장 많이 날라오는 좌익수 근처에서 한다.

타구가 선수들을 향하면 소리를 질러 경고를 하기도 하고 직접 타구를 잡기도 한다.

타격 훈련도 맨 꼴찌다.

다른 주전 선수들이 훈련을 마칠 때까지 열심히 외야에서 공을 쫓다 주전선수들이 다 마친 후에야 열심히 덕아웃으로 달려 들어가 헬멧과 방망이를 챙겨 나왔다.

실력이 모든 것은 아니다.

고된 '내무생활'을 견뎌내는 것도 메이저리그 스타덤을 향해 당연히 거쳐야 할 관문이며 추신수는 열심히 배우며 그 관문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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