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0일부터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둔 박성화 한국청소년대표팀 감독이 프로팀과의 대표선수 차출 갈등과 관련, 정규리그 개막전(5월15일) 외에는 선수를 보내줄 수 없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박 감독은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정대로 5월11일 선수들을 소집한 뒤 14일 소속 팀에 돌려보내 15일 K리그 정규리그 개막전을 뛰게 한 다음 16일 다시 소집하겠다. 그 이상은 양보할 수 없고 원칙을 깰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의 대표팀 소집 일정(대회 개막 30일전)에 반대해온 FC 서울의 한웅수 단장은 "당장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구단의 입장을 정리해 추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FC 서울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대회 첫 경기 14일전 소집)에 따라 선수를 차출할 것을 요구해왔고 지난 22일 프로연맹 실무위원회에서는 "5월29일 K리그 고별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었다. 이에 따라 FC 서울이 박 감독이 결정한 소집 일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지난 달 수원컵 당시 발생한 사태와 같은 '제2의 박주영' 파동이 일 것으로 우려된다. 박주영, 김승용, 백지훈 등 FC 서울 소속 선수 3명은 수원컵 국제청소년대회 소집에 구단의 지시로 불응했다가 엔트리에서 제외됐었다. 박 감독은 '만일 FC 서울이 선수들을 보내주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소속 팀이 선수를 보내주지 않으면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박 감독은 "소집 불응에 대한 제재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FC 서울의 요구를 들어주면 다른 팀 선수들 입장은 뭐가 되냐"며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원칙은 지켜야 하고 모든 구단에 똑같은 혜택이 주어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소집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FC 서울과 직접 대면해 문제를 풀어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미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 정해진 규정을 갖고 협상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감독은 '그렇다면 사태가 악화될 경우 박주영 등을 네덜란드에 데리고 가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FC 서울 선수들은) 없어서는 안될 선수들이라 공항에라도 나타난다면 데려가고 싶은 게 솔직한 내 심정"이라며 "제발 사태가 그렇게까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성화호는 다음달 14일 파주공설운동장에서 모로코와 평가전을 갖고 5월21일-26일 부산에서 모로코, 콜롬비아, 호주가 참가하는 부산컵 4개국 청소년대회에 출전한 뒤 6월3일 네덜란드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박 감독은 6월7일 현지에서 온두라스와 대회 직전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