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와 K리그 13개 구단이 22일 대표선수 차출 논란을 둘러싸고 첫 만남을 갖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협회와 프로구단의 이번 대면은 오는 6월12일부터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U-20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대표선수 차출 시점에 대해 FC 서울 등 일부 구단이 반발할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것이지만 성인대표팀을 비롯해 전체 대표팀 차출 규정이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FC 서울은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 등 소속 팀의 청소년대표 핵심 선수 3명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대로 대회 개막 14일전인 5월27일부터 보내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2003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협회 차출 규정은 U-20 세계청소년선수권 본선의 경우 개막 30일 전 소집을 명문화해놓고 있다. 협회는 기술위원회를 거쳐 박주영 등 청소년대표팀의 경우 다음달 10일 소집한 뒤 부산컵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곧장 네덜란드로 출국한다는 일정을 짰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프로구단들과 머리를 맞대 입장을 들어봐야 겠지만 U-20 세계선수권과 월드컵 최종예선이 모두 끝나는 8월17일까지 대표차출 원칙을 절대 깰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규정 개정이 필요하더라도 최종예선이 끝난 이후 프로구단들과 협의해야 할 일이지 지금 원칙을 바꾼다면 엄청난 혼란이 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회의 다른 한 고위 관계자는 "FIFA 규정에는 해당국 협회의 상황에 걸맞게 규정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단서가 붙어있다. FIFA 규정을 유럽처럼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21일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불러 조중연 부회장과 노흥섭 전무, 이회택 기술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을 논의했다. 박 감독은 "이미 정해진 룰을 놓고 매번 이렇게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현실이 가슴아프다. 앞으로 누가 대표팀을 맡든 더 이상 이런 식의 마찰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정찰제로 물건을 판다면 그 값대로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게 상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협회는 그러나 8월17일 월드컵 최종예선 종료 이후에는 대표팀 차출 규정을 개선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개막일 기준 차출 규정은 ▲FIFA 공식대회(월드컵, U-17.U-20 세계청소년선수권, 여자월드컵) 본선은 30일전 ▲월드컵 예선 홈 7일전, 어웨이 10일전 ▲세계청소년선수권 예선 20일전 ▲AFC 공식대회(아시안컵.아시아청소년선수권) 예선 홈 5일전, 어웨이 7일전, 단일대회 예선 10일전, 본선 20일전 ▲올림픽 예선 홈 7일전, 어웨이 10일전, 본선 30일전 ▲아시안게임 20일전 ▲국내 친선대회 5일전 ▲국내 A매치 3일전 ▲국외 친선대회 7일전 ▲국외 A매치 5일전이다. 2003년 이전에는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컵, 아시안게임은 30일전, 국제대회 20일전, A매치 7일전으로 현행 규정보다 소집 기간이 길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